"중국이 미국에 들어와 자동차 공장을 짓고 싶다면 나는 괜찮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중국 자동차의 북미 시장 진입을 막아온 그동안의 기조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발언이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은 23일(현지 시간)로 예정돼 있습니다. 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나온 조치는 이 발언 하나가 아닙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 결정을 연말까지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까지 신규 판매 결정을 넘기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고 전했습니다.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 아직 검토 단계입니다.
11일 자동차 공장 발언이 먼저 나왔습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발표하려 했던 주요 교역국 대상 추가 관세 발표를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 계획에는 중국에 대한 7.5%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일에는 대만 무기 판매 연기 검토 보도가 나왔습니다. 2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직접 나가 환영식을 열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집권 2기 들어 공항에서 외국 지도자를 직접 맞이하는 첫 사례입니다. 올해 5월 중국 측 공항 의전은 시 주석이 아닌 한정 부주석이 맡았습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는 중국이 핵심 이익 침해로 규정하는 사안입니다. 협상으로 다룰 수 없는 선, 이른바 레드 라인입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무기 판매를 강행하면 이번 방문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했다는 일본 매체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번 회담에는 미중 관세 휴전 연장과 희토류, 인공지능 안전 문제 등 현안이 쌓여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는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양보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 공장 발언 직후 미국 완성차 업계가 강하게 반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추가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 뒤 완성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만 무기 판매를 2028년 말이나 2029년 1월까지 미루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지만, 대중 강경파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측 역시 미국이 신규 결정을 무기한 미루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흐름을 시 주석에 대한 외교적 예우로 보는 해석이 있습니다. 동시에 협상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려는 의도적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간선거가 가까워진 만큼 외교 성과가 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많이 양보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됩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미국 지원을 완화하는 대신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은 대부분 '검토'와 '관측'입니다. 확정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확인해야 할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중국에 대한 7.5% 추가 관세 발표가 실제로 언제 나오는지, 대만 신규 무기 판매 결정이 11월 APEC과 12월 G20 이후로 실제 넘어가는지, 그리고 중국 자동차 공장 허용 발언에 대한 후속 입장이 나오는지입니다. 리드에 인용한 발언 역시 인터뷰에서 나온 한 문장일 뿐, 제도로 이어졌다는 확인은 아직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