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은 전날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상은 화성코스메틱 지분 70%와 나우코스 지분 100%입니다. 화성코스메틱 창업자 류경훈 씨 등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30%도 맥쿼리가 추후 인수할 예정입니다. 인수 대금은 국내 경영권 인수에 쓰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MKOF) 6호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입니다. 매각 자문은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가 맡았습니다.
이 거래는 갑자기 나온 매물이 아닙니다. 어펄마캐피탈은 2019년 화성코스메틱 지분 70%를 먼저 인수했습니다. 3년 뒤인 2022년에는 나우코스를 사들였습니다. 같은 업종의 회사를 추가로 붙여 덩치를 키우는 볼트온 전략입니다. 이후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해외 마케팅을 확대해 두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2019년에 시작한 투자를 2026년에 정리하면서, 어펄마캐피탈은 상당한 매각 차익을 거둘 전망입니다.
두 회사는 겹치지 않습니다. 화성코스메틱은 아이 메이크업을 앞세운 색조 주문제작개발생산(ODM) 기업입니다. 브랜드사의 요청을 받아 자체 기술로 개발해 납품하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매출 약 1,100억 원, 감가상각비를 더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240억 원이었습니다. 나우코스는 기초 화장품 전문 ODM으로 지난해 매출 약 695억 원을 올렸습니다. 올해 두 회사의 합산 상각전영업이익 성장률은 30% 수준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보통 사모펀드는 보유 기업을 증시에 올려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이번에는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어펄마캐피탈은 올해 2월 나우코스의 남은 지분을 공개매수해 자진 상장폐지했습니다. 상장사는 소수주주 지분 정리와 공시 절차가 남아 있어 인수 협상이 복잡해집니다. 팔기 전에 이 절차를 먼저 끝내 잠재 인수자의 부담을 낮춘 셈입니다. 매각을 염두에 둔 사전 정리 작업이었습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2024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제뉴원사이언스를 기업가치 7,500억 원에 인수한 적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아닌 제조 기업을 사서 체질을 개선하는 방식입니다. 제약·바이오 제조에서 쌓은 경험을 화장품 제조에 적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화성코스메틱·나우코스는 이번 피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한층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K-뷰티 투자의 무게중심이 브랜드에서 제조사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거래에서 값을 결정한 것은 인지도가 아니라 고객사 구성과 상각전영업이익 성장률이었습니다. 앞으로 화장품 기업 인수 소식을 볼 때 이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하면 거래의 성격이 보입니다. 아이섀도 케이스에 적힌 브랜드 이름은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그 뒤에 있는 공장의 주인입니다.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2026년 9월 1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