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두고 한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9일 오전, 김 후보자가 사퇴했습니다. 대통령의 결론이 나오기 전에 후보자가 먼저 자리를 내려놓은 것입니다. 이 정부에서 이런 장면은 처음이 아닙니다.
9월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 20일 만인 19일 오전 후보자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김 후보자는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청와대는 "국정의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형식은 자진 사퇴였습니다.
김 후보자의 낙마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장관 후보자 낙마입니다. 한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 다섯 명이 임명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시점을 붙여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해집니다. 8월 말 지명, 9월 중순 인사청문회, 9월 18일 대통령의 "결론 미정" 발언, 그리고 19일 오전 사퇴. 청문회를 거친 뒤에도 임명 여부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만에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사퇴 배경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사퇴 이후에 커졌습니다. 사퇴 직전,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지지 않은 추가 의혹이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은 과거 성추행 및 무마, 추가 음주운전, 보좌진 폭언 의혹 등을 담은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전직 보좌진 측의 주장이며, 사실관계가 확인된 내용은 아닙니다. 청문회 단계에서는 공개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던 사안입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양쪽 설명이 정면으로 엇갈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의혹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야당은 민주당이 의혹을 알고도 후보자를 밀어붙였다며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알고도 밀어붙이려고 했다면 이건 공범"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쪽 설명이 맞는지에 따라, 이 사안은 후보자 개인의 문제가 되거나 검증 절차 전체의 문제가 됩니다.
이번 낙마로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관 후보자 지명 전에는 통상 정부의 사전 검증이 이뤄지고,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가 공개 검증을 맡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명과 청문회를 모두 통과한 뒤에야 추가 의혹이 외부에서 제기됐습니다. 사전 검증이 걸러내지 못했거나, 걸러냈는데도 지명이 진행됐거나 두 경우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다섯 번째 낙마라는 숫자가 개별 사안을 넘어선 문제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이 공백이 놓인 시점을 보시면 됩니다. 9월 20일 기준으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이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검찰의 기소 기능을 맡는 기관과 중대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이 동시에 문을 여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개편을 지휘해야 할 법무부에 장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법무부를 비롯한 사법 체계 전반의 지휘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후임 후보자 지명이 출범 전에 이뤄지는지, 그리고 전직 보좌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확인 절차가 진행되는지입니다. 대통령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한 다음 날 사퇴가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