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배만 불리는 영업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2026년 9월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회의실입니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국내 21개 증권사 준법감시인들을 앞에 두고 한 말입니다. 준법감시인은 회사가 법과 내부 규정을 지키는지 감시하는 책임자입니다. 그 책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감독당국이 꺼낸 것은 일반적인 당부가 아니라, 검사에서 실제로 걸린 사례 목록이었습니다.
9월 21일 금융감독원이 간담회에서 밝힌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거점점포에서 위법 과당매매와 불법 임의·일임매매가 확인됐습니다. 고객 신용정보를 동의 없이 조회한 사례도 함께 적발됐습니다. 서 부원장보는 이를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 사례"라고 표현했습니다. 영업행태 쪽에서는 과도한 신용·미수거래 유도와 수수료·비용 전가가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신용·미수거래는 증권사에서 돈이나 결제 대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방식입니다.
이 검사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거점점포를 대상으로 불건전 영업행위와 내부통제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9월 21일 현재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4개 증권사의 거점점포 검사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거점점포에 대해서는 현장 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한두 곳을 들여다본 뒤 끝난 점검이 아니라, 1년 넘게 이어지며 다섯 번째 회사로 넘어간 흐름입니다.
금감원이 검사 대상으로 삼은 거점점포는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은 영업점입니다. 예치 자산 규모가 큰 고객이 모인 곳을 먼저 골라 본 셈입니다. 이런 점포를 통제해야 하는 장치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준법감시부서이고, 다른 하나는 책무구조도에 따른 경영진의 관리 의무입니다. 서 부원장보는 "준법감시부서가 회사 내 레드팀으로서 통제·관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드팀은 내부에서 일부러 문제를 찾아내는 조직을 뜻합니다.
문제는 영업 현장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금감원은 최근 고위험 상품 설계·제조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증권사의 사전예방적 투자자 보호 프로세스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전히'라는 표현은 앞서도 같은 지적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상품이 팔리기 전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금감원은 금융상품 출시 과정에서 최고소비자책임자에게 재의요구권을 부여하는 등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금감원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를 재점검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투자 광고 관련 내부통제 강화, 해외 현지 브로커 관리 강화, 투자자 외화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절차 합리화입니다. 외화예탁금 이용료율은 계좌에 남겨둔 외화에 증권사가 붙여주는 이자율입니다. 서 부원장보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또한 책무구조도에 따라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실효성 있게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이 이번에 문제로 본 항목은 네 갈래입니다. 내 지시 없이 이뤄진 매매, 필요보다 잦은 매매, 과도한 신용·미수거래, 그리고 수수료와 비용의 전가입니다. 여기에 외화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절차가 재점검 대상으로 추가됐습니다. 모두 계좌 거래내역과 수수료 명세에 흔적이 남는 항목들입니다. 21개 증권사 준법감시인이 한자리에 모인 9월 21일, 감독당국이 읽어 내려간 목록도 결국 이 항목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