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112번 멈춰 세웠는데, 변동성은 정규장보다 낮았다고? 🚦 지난 14일 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는 주식 거래가 1,112번 멈췄습니다. 급격한 가격 변동이 감지될 때마다 작동하는 장치가 그만큼 울렸다는 뜻입니다. 나흘 뒤인 18일에는 553번으로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격이 위아래로 흔들린 폭은, 낮에 열리는 정규장보다 작았습니다.
한국거래소는 21일 애프터마켓 개설 첫 주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불공정거래 예방·감시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애프터마켓은 정규장이 끝난 뒤 밤 시간대에 열리는 주식 거래 시장입니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애프터마켓의 변동성완화장치 발동 횟수는 개장 첫날인 이달 14일 1,112회였습니다. 18일에는 553회로 줄었습니다. 닷새 만에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셈입니다. 첫날의 숫자만 보면 밤 시장이 크게 출렁인 것처럼 읽히지만, 거래소는 다른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비교 기준이 필요합니다. 올해 정규시장의 하루 평균 변동성완화장치 발동 횟수는 494회입니다. 18일 애프터마켓의 553회는 이 수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입니다. 여기서 거래 규모를 함께 봐야 합니다. 애프터마켓 첫 주 거래량은 같은 기간 정규장의 6.1% 수준이었습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4.6%였습니다. 정규장의 20분의 1 남짓한 거래량에서 정규장과 비슷한 횟수의 발동이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첫날의 1,112회라는 숫자는 시장이 아직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읽을 여지가 생깁니다.
변동성완화장치는 주가가 급격히 변할 때 거래 방식을 잠시 바꾸는 장치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체결하는 대신, 잠깐 동안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합니다. 엉뚱한 가격에 거래가 붙는 것을 막고 적정 가격을 다시 찾게 하는 목적입니다. 거래소는 발동 횟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가격이 흔들린 폭은 반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그 세션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로 측정하는 고저변동성을 보면, 애프터마켓은 개장 이후 5거래일 연속 정규장보다 낮았습니다. 14~18일 평균 코스피 고저변동성은 정규장 3.8%, 애프터마켓 2.1%였습니다. 코스닥은 각각 5.4%와 3.5%로 집계됐습니다.
거래소는 시장 안정성과는 별개로 야간 감시를 강화합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연말까지 '애프터마켓 특별감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인원은 9명입니다. 감시·예방·공매도 세 분야에 각각 3명씩 배치됩니다. 낮과 밤의 거래 내역을 따로 보지 않고 통합해 분석하고, 불공정거래 예방조치를 실제로 운영하는 시간도 야간까지 넓힙니다. 거래 시간이 밤으로 늘어난 만큼, 낮 시간대에만 작동하던 감시 체계를 그 시간대에 맞춰 옮겨놓는 작업입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예방조치 운영시간을 확대하고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의 거래내역을 통합 분석하는 등 야간시간 감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목할 지점은 투자자 구성입니다. 개장 첫 주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에서 개인 비중은 90.4%였습니다. 외국인은 6.7%, 기관은 2.6%에 그쳤습니다. 밤 시간대 거래가 사실상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돌아갔다는 뜻입니다. 감시 체계를 서둘러 밤으로 확장하는 배경도 이 구성과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밤에도 모든 종목이 똑같이 거래되지는 않습니다.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은 2,763개 종목이지만, 첫 주에 실제로 체결이 이뤄진 종목은 2,379개였습니다. 비율로는 86.1%입니다. 나머지 종목은 주문을 내도 상대가 없어 체결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첫 주 하루 평균 거래량은 5,485만 주, 거래대금은 1조 1,000억 원이었습니다. 정규장의 5% 안팎인 이 규모에서 거래가 자주 멈췄던 것이 첫날의 1,112회였고, 닷새 뒤 553회로 줄었습니다. 밤 시장의 숫자를 볼 때는 발동 횟수만이 아니라 거래 규모와 체결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