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침, 코스피는 6938.34로 출발했습니다. 개장 직후 7000선을 넘어 장중 7027.58까지 올랐습니다. 오후에는 한때 7000선 아래로 다시 밀렸습니다. 결국 종가는 7007.72. 지수는 되찾았지만, 이날 주식을 사들인 쪽은 사실상 한 주체에 몰려 있었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3.49포인트(1.65%) 오른 7007.7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7거래일 만의 7000선 탈환입니다. 장중 고점은 7027.58이었고, 오후 들어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확대되면서 한때 7000선을 내줬다가 장 막판 다시 올라섰습니다. 고점과 종가의 차이가 20포인트 안쪽이라는 점에서, 하루 안에서도 방향이 두 번 바뀐 장이었습니다.
수급을 보면 한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 4923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순매수는 산 금액이 판 금액보다 많은 상태를 말합니다. 반대로 개인은 2조 9790억 원, 외국인은 1602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은 장 초반에는 순매수였지만 오후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습니다. 지수는 올랐는데, 개인은 차익실현 물량을 내놓고 외국인은 도중에 방향을 바꾼 구도입니다.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재료는 이날 나온 수출 집계입니다. 9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9.4% 급증한 341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도 78.3% 늘어난 714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같은 메모리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다, 메모리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겹쳤습니다. 국내 반도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배경입니다.
같은 반도체인데 상승폭은 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4.98% 오른 27만 4000원, SK하이닉스는 0.59% 상승한 186만 8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우가 6.07%, SK스퀘어가 4.45%, 삼성전기가 2.95% 오르며 강세가 계열 전반으로 퍼졌습니다. 테마별로도 반도체 재료·부품과 시스템반도체가 3%대 중반 올랐고, 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도 3.63% 상승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는 AI 반도체에 붙여 쓰는 고속 메모리입니다.
지수 상승을 수출 재료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입니다. 18일까지 삼성전자는 예정 물량의 74.7%, SK하이닉스는 58.8%를 매입했습니다. 이날도 기타법인은 두 종목에서 1조 6241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습니다. 기타법인은 개인·외국인·금융사가 아닌 일반 법인 투자자를 묶은 분류입니다. 매입 속도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초, SK하이닉스는 같은 달 중순께 예정 물량을 소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이후의 수급 변화가 변수로 꼽힙니다.
국제유가가 고점에서 내려온 것도 위험자산 선호를 뒷받침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 선물은 각각 배럴당 94달러, 102달러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기대가 유가 상승 압력을 일부 낮췄습니다.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일본은행 회의 같은 대형 통화정책 이벤트를 소화한 뒤, 시장의 초점이 다시 실적과 수출로 옮겨가는 모습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기존 거시 지표와 AI 이슈를 소화하며 주가 복원력을 재차 확인하는 구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금 확인할 지점은 지수의 절대 레벨이 아니라 밴드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6900~7100선에 안착하는지가 향후 흐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둔 수급 공백이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꼽힙니다. 두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다음 달 초·중순께 소진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놓고 볼 대목입니다. 21일 장중에 7027.58까지 올랐다가 7000선 아래로 밀렸다 돌아온 그 몇 시간이, 지금 시장의 폭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