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석 직전엔 13대 13인데 직후엔 19대 7이라고? 🥮 코스피가 7000선을 오르내리는 채로 추석 연휴에 들어갑니다. 21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2000년부터 2025년까지 26번의 추석 가운데 연휴가 끝난 뒤 5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오른 해는 19번이었습니다. 확률로는 73.1%입니다. 그런데 연휴에 들어가기 직전 5거래일은 오른 해 13번, 내린 해 13번으로 정확히 반반이었습니다. 같은 지수가 연휴 전후로 다른 얼굴을 보인 셈입니다.
한국거래소가 21일 내놓은 집계 기준입니다. 2000년 이후 26차례 추석 연휴 중 직후 5거래일 코스피 상승은 19차례, 하락은 7차례였습니다. 반면 연휴 직전 5거래일은 상승과 하락이 13차례씩으로 갈렸습니다. 연휴 전에는 방향을 말하기 어렵고, 연휴 뒤에는 오른 쪽으로 기울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5거래일은 주말과 휴일을 뺀 실제 장이 열린 닷새입니다.
상승 폭이 가장 컸던 해는 2004년입니다. 연휴 직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6.27% 올랐습니다. 26년치 가운데 최대치입니다. 최근에도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2023년 1.85%, 2024년 0.60%, 2025년 3.82%로 3년 연속 상승했습니다. 다만 폭은 해마다 제각각입니다. 0.60%와 6.27%는 열 배 차이라, '오른다'는 방향만 같고 크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시장 구조보다 일정표에 있습니다. 연휴 동안 국내 증시는 며칠씩 문을 닫습니다. 그사이 해외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팔 수도, 살 수도 없습니다. 이 공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는 연휴 전에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오른 주식을 팔아 이익을 확정합니다. 그래서 연휴 직전이 무겁습니다. 장이 다시 열리면 빠져나갔던 자금이 돌아옵니다. 대신증권은 과거 통계를 근거로 연휴 전 관망세가 강해지고 이후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동시에 이 '추석 효과'는 단기 수급 현상이지 중장기 증시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올해는 연휴 앞뒤로 일정이 몰려 있습니다. 이달 말에는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나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입니다. 같은 시기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도 공개됩니다. 연휴 첫날인 24일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무역·관세, 희토류 같은 핵심 광물, 기술 규제 논의 결과가 연휴 이후 국내 증시에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73.1%라는 통계에는 이런 일정이 계산돼 있지 않습니다.
시장에서는 유가와 금리 같은 대외 변수가 투자심리를 누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면 국내 증시 자체의 위험 요인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옵니다. 최근 시장을 이끈 반도체와 방산, 화장품처럼 실적과 업황이 뒷받침되는 업종 중심으로 종목 간 격차가 벌어지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전체가 같이 오르거나 내리는 그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코스닥은 사정이 다릅니다. SK증권 집계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추석부터 연말까지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돈 경우는 5차례에 그쳤습니다. 연말이 되면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피하려는 매물이 나오고, 배당을 많이 주는 대형주로 자금이 쏠립니다. 둘 다 코스닥에 불리하게 작용해왔습니다. 다만 대형주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뚜렷한 테마가 생기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기반으로 기관 순매수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석 이후 주요 기업의 실적 및 정책 동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73.1%는 26년치 평균이고, 대상 기간은 딱 5거래일입니다. 연휴 뒤 일주일을 설명하는 숫자이지, 연말까지의 방향을 알려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대신증권도 이를 단기 수급 현상으로 규정했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장이 열리면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 8월 PCE 가격지수, 마이크론 실적, 그리고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무역·핵심 광물·기술 규제 논의 결과입니다. 코스닥이라면 여기에 3분기 실적이 하나 더 붙습니다. 연휴 직전 13대 13이 말해주는 건, 이 결과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도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