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바가 전국에서 15% 더 팔린 이유, 부산 북항에 있습니다 🔋 평소 주말이면 하루 2,000명쯤 찾던 공원에,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약 2만 명이 모였습니다. 열 배입니다. 무언가 개장한 것도, 공연이 열린 것도 아닙니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상어 한 마리가 들어왔고, 며칠째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이 동네 편의점 매출은 해운대를 넘어섰습니다.
◾ 북항 편의점이 해운대를 앞질렀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집계에 따르면, 상어가 목격된 2026년 9월 18일 이후 19~20일 이틀간 북항 인근 CU 5개 점포의 평균 매출은 같은 기간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CU 6개 점포의 평균 매출보다 10.5% 높았습니다. 순서가 뒤집힌 겁니다. CU 관계자는 "평소에는 해운대 바닷가 인근 매장 매출이 북항 인근보다 더 높다"며 "북항이 해운대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으로 등장한 상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해운대는 여름 성수기가 아니어도 유동인구가 많아 편의점 매출이 높은 지역으로 꼽힙니다.
◾ 주말 2,000명이 2만 명으로
상어가 처음 발견된 건 9월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였습니다. 바다로 나갈 길이 있는데도 며칠째 수로에 머물고 있습니다. 직접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방문객은 평소 주말 하루 평균 약 2,000명에서 이틀간 약 2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북항 이름을 딴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붙었습니다. 한 마리 물고기가 지명을 가진 캐릭터가 되는 데 이틀이 걸린 셈입니다.
◾ 야구 특수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닮았다
9월 19~20일 친수공원 인근 CU 5개 점포의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48.6% 늘었습니다. 같은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스 경기가 열린 사직야구장 인근 CU 8개 점포의 평균 매출은 경기가 없던 전주 대비 48.4% 증가했습니다. 부산에서 편의점 매출을 가장 확실하게 밀어 올리는 이벤트가 프로야구 홈경기입니다. 상어 한 마리가 그 수준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 건 배터리였다
무엇이 팔렸는지를 보면 사람들이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 보입니다. 상어를 촬영하려는 방문객이 늘면서 동구 지역 CU의 보조배터리 매출은 전주 대비 815.5% 급증했습니다. 여덟 배가 아니라 아홉 배 가까이입니다. 오래 머물렀다는 흔적도 남았습니다. 즉석조리식품이 166.2% 늘었고, 생수·얼음·삼각김밥도 32~55%대로 함께 증가했습니다. 공원에 서서 화면을 들여다보고, 배가 고파지고, 배터리가 떨어지는 과정이 매출 데이터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 상어를 못 본 사람도 죠스바를 샀다
소비는 부산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9월 19~22일 부산 동구 CU에서 죠스바 매출은 전주 대비 32.2%, 핑크퐁 아기상어 관련 상품은 34.0%, 고래밥은 22.3%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CU 기준으로도 죠스바 15.0%, 아기상어 관련 상품 14.8%, 고래밥 11.7%가 각각 전주보다 더 팔렸습니다. 이슈와 연상 관계에 있는 상품이 함께 팔리는 연관 소비입니다. 북항에 가지 않은 사람들도 각자 동네 편의점에서 상어를 소비한 셈입니다.
◾ 축제 분위기 뒤에서 비상근무가 걸렸다
같은 상황을 행정은 다르게 읽고 있습니다. 상어가 인공 수로에 장기 체류할 조짐을 보이자 부산시와 유관기관은 추석 연휴 인파를 염두에 둔 비상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친수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은 비상근무조를 편성하고 경비 인력을 10명 증원했습니다. 수로 옆에 사람이 몰리는 상황 자체가 안전 관리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전재수 부산시장은 22일 CBS라디오에서 "관계기관 대책 회의를 해 시민이 좋은 추억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부산 북항을 전국과 전 세계에 알리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9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북항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부캉이가 홍보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상어 관련 관광 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추석 연휴에 북항 친수공원에 갈 계획이라면, 지금 그곳은 평소 주말의 열 배가 모이는 장소이고 관리 주체가 비상근무 체제라는 점을 알고 가는 게 좋습니다. 현장 안전 안내는 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이 맡고 있습니다. 2,000명이 오던 공원에 2만 명이 왔고, 편의점에서는 보조배터리가 아홉 배 가까이 팔렸습니다. 이 숫자들은 모두 상어 한 마리가 아직 수로를 떠나지 않았다는 조건 위에 놓여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