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이재용·최태원은 뉴욕, 구광모·구자은은 멕시코에 있습니다 🥂 2026년 9월 28일 미국 뉴욕의 한 만찬장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나란히 앉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상을 받는 자리입니다. 그날 한국은 추석 연휴 중입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명절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일정표는 휴식보다 출장과 점검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 9월 28일 뉴욕, 두 회장이 같은 만찬장에 앉습니다
이 회장은 현지 시간 28일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 소사이어티 갈라 디너'에 참석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는 것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이 회장은 이 일정에 맞춰 미국 사업장과 고객사 대표 등을 만나 반도체·인공지능 사업 확장을 점검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도 같은 날 행사에 참석해 황 CEO를 만납니다. 두 사람의 이른바 'AI 깐부' 회동이 뉴욕에서 다시 이뤄지는 셈입니다.
◾ 24일 멕시코에는 총수 세 명이 갑니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서 24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에 동행해 현지 기업들과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같은 경제 사절단에 참여합니다. 구 회장은 이미 21일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 등 최고경영진과 회의를 열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멕시코를 방문합니다. LS그룹은 현지에서 전선과 전력기기, 전기차 부품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어 구 회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며 북미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 명절을 해외에서 보낸 게 올해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명절 연휴를 해외 사업장 방문에 써왔습니다. 2023년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고, 2024년 추석에는 폴란드의 삼성 가전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같은 해 설 연휴에는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에서 사업 현황을 살폈습니다. 지난해 추석에도 해외에서 현장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휴가 현지 임직원 격려와 현안 점검의 시간으로 쓰여온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 국내에 남은 총수들의 연휴도 비어 있지 않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별도의 해외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실적과 내년 사업 전략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수소를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대, 글로벌 사업 구조 재편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미국 관세 대응 전략과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계획도 점검 대상으로 예상됩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자택에 머물며 전략을 가다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화는 방산과 조선, 우주를 하나의 성장축으로 연결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2대 주주로 올라섰고, 미국에서는 필리조선소 현대화와 오스탈USA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 수석부회장은 연휴 동안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 중장기 전략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 HD현대·포스코·롯데·신세계도 같은 시간표 위에 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국내에서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 사업 재편을 직접 챙겨온 만큼, 최근 발표한 소형모듈원전 투자에 이어 미국 조선소 인수나 지분 투자 같은 후속 투자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짧은 휴식과 함께 그룹 현안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하반기 경영 상황과 내년 전략을 구상하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국내에 머물며 주요 현안을 살필 계획입니다.
◾ 추석이 끝나면 곧바로 3분기 실적입니다
연휴 일정이 분주한 이유는 그 다음에 오는 일정 때문입니다. 추석 이후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주요 그룹은 계열사별 성과를 분석해 성장 사업과 비성장 사업을 구분합니다. 그 결과가 투자 규모와 예산 배분, 최고경영자 평가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으로 이어집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에게 추석 연휴는 휴식과 함께 연말 경영 점검과 내년도 경영 구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기"라며 "올해 성장 사업과 비성장 사업을 가려내고 이를 바탕으로 연말 인사와 내년도 투자·예산을 배분하는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연말에 쏟아질 그룹별 인사와 투자 발표는 대부분 이번 연휴 직후의 3분기 실적에서 출발합니다.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주요 그룹의 3분기 실적 발표와 그 뒤의 임원 인사·조직 개편 시점을 함께 놓고 보면, 각 그룹이 어떤 사업을 성장축으로 남겼는지 읽을 수 있습니다. 28일 뉴욕 만찬장의 악수와 같은 날 멕시코에서 이뤄지는 협력 논의도, 연말에 확정될 내년 투자 계획의 앞부분에 놓인 장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