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120곳, 29일부터 아프지 않게 관리해주는 곳이 됩니다 🩺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짜게 먹지 마시고 다음에 또 재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진료실을 나왔습니다. 29일부터는 그 뒤가 달라집니다. 같은 의원에서 영양사가 식단을 봐주고, 물리치료사가 운동을 잡아주고, 약 복용까지 상담해줍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동네의원 120곳에서 시작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이야기입니다.
◾ 674곳이 신청해서 120곳이 뽑혔다
보건복지부는 28일, 29일부터 전국 동네의원 120곳에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모에 674개 의원이 참여했고 그중 120곳이 선정됐습니다. 5곳 중 4곳은 떨어진 셈입니다. 선정된 120곳은 두 갈래입니다. 의사·간호사·영양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사회복지사로 자체 팀을 꾸린 의원이 20곳, 외부 거점지원기관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원이 100곳입니다. 동네의원 혼자 여러 직종을 다 고용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이 이 100곳이라는 숫자에 담겨 있습니다.
◾ 치료만 하던 곳에서 관리까지 하는 곳으로
동네의원은 오랫동안 아픈 곳을 진료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번 사업은 그 역할을 예방과 건강관리까지 넓힙니다. 복지부가 내세운 이름은 '한국형 주치의' 모델입니다. 배경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입니다. 만성질환은 한 번 치료하고 끝나는 병이 아니라 계속 관리해야 하는 병입니다. 그런데 의료기관은 치료할 때만 돈을 받아왔습니다. 관리는 제도 안에서 보상받는 항목이 아니었습니다.
◾ 돈 받는 방식부터 바꿨다
지금까지 중심은 '행위별수가제'였습니다. 진료·검사·처치 같은 의료행위를 할 때마다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행위가 있어야 돈이 나오니, 상담하고 관리하는 시간은 수익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통합수가'를 시범 적용합니다.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의 건강관리를 묶어 보상하는 방식입니다. 교육·상담 등 일차의료 서비스에 통합수가가 적용되고, 의료기관은 진료·검사·처치에도 통합수가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러 직종이 함께 환자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운영비와 환자 관리 성과에 따른 보상도 별도로 지급됩니다.
◾ 서비스는 늘어나는데 돈은 더 안 낸다
새 서비스가 붙으면 부담도 늘어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등록 환자는 기존과 같은 수준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됩니다. 환자가 시범사업에 참여한다고 진료비를 더 내는 구조가 아닙니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평소 진료에 더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춘 대면·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가 붙습니다. 건강검진에서 혈압이나 혈당 이상 징후가 나오면 결과 설명에서 끝나지 않고 이후 관리로 이어집니다. 식습관·운동 방법·올바른 약 복용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문의가 있는 의원이나 병원으로 연결해줍니다. 상황에 따라 방문진료·간호나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와의 연계도 가능합니다.
◾ 3년 뒤에 결론이 난다
시범사업 기간은 약 3년입니다. 복지부는 운영 결과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제도화 여부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지금 120곳은 확정된 제도가 아니라 시험대에 올라간 표본입니다. 고형우 복지부 지역필수의료정책관은 "국민과 의료기관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한국형 주치의 모델을 구축해 제도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과 의료기관 모두'라는 표현에 이 사업의 조건이 들어 있습니다. 환자가 등록하고, 의원이 통합수가 방식을 감당할 수 있어야 3년 뒤 확대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대상은 건강관리가 필요한 50세 이상 지역 주민입니다. 내가 다니는 동네의원이 120곳에 포함됐는지, 등록이 가능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참여 의원 여부는 보건복지부와 해당 의원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압이 조금 높게 나온 그날, 진료실을 나서기 전에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 하나 늘어난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