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미국 상·하원 후보 24명 이상이 똑같은 공약을 들고 나왔습니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가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막겠다는 겁니다. 민주당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화당 후보도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26년 9월 27일 자체 분석으로 짚어낸 흐름입니다.
◾ 스물네 명이 같은 공약을 들고 나왔다
FT가 2026년 9월 27일(현지 시간) 내놓은 자체 분석에 따르면, 올 11월 중간선거 국면에서 후보들이 주거비 급등의 원인으로 사모펀드와 기업형 임대사업자 같은 기관투자자를 지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기업형 임대사업자는 주택을 여러 채 사들여 임대 수익을 얻는 법인이나 기관투자자를 말합니다. 접전 지역 상·하원 후보 가운데 24명 이상이 이들의 주택 매입이나 소유를 제한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입니다.
◾ 과거 선거에선 타깃이 은행이었다
FT는 이번 선거의 달라진 지점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과거 선거에서 비판의 대상은 대형 은행과 월스트리트였습니다. 올해는 그 초점이 사모펀드와 기업형 임대사업자로 옮겨졌습니다. 같은 "금융이 문제다"라는 구도지만, 지목되는 주체가 바뀐 것입니다. 주거비가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은행 대출이 아니라 주택 매입 자체가 문제의 원인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 집은 내 것인데 땅이 남의 것이 되는 구조
지난달 뉴햄프셔주 연방상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크리스 파파스 하원의원이 지적한 것은 '모바일홈 단지'입니다. 주택 소유자가 집은 갖고 있지만 그 집이 놓인 토지는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주거 단지입니다. 부동산 투자회사가 이 단지를 인수한 뒤 토지 임대료를 올리는 사례가 있다는 것입니다. 집을 팔지 않아도, 땅 주인이 바뀌면 매달 내는 돈이 오릅니다. 파파스 의원은 단지 소유주가 민간 임대사업자 대신 주민이나 비영리단체에 단지를 매각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공화당도 같은 쪽을 가리켰다
당을 건너서도 같은 말이 나옵니다. 아이오와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의 애슐리 힌슨 후보는 "거대 기관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 뛰어들어 생애 첫 주택을 사려는 가정과 경쟁하는 것은 주택 구입자들의 좌절감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조시 투렉 후보는 사모펀드의 단독주택과 농지 매입을 금지하고, 노인요양시설과 의료시설 인수도 규제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경쟁하는 두 후보가 같은 대상을 향해 서로 다른 강도의 규제를 약속한 셈입니다.
◾ 이미 법은 발효됐는데 빠진 항목이 있다
공약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월 연방기관에 대형 기관투자자의 단독주택 투자를 제한하고, 이들의 주택 매입에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2026년 7월에는 단독주택을 350채 넘게 보유한 투자자가 추가로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발효됐습니다. 다만 모바일홈은 이 규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파파스 의원이 문제로 지적한 바로 그 영역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핵심은 "누가 집을 사는가"입니다. 규제는 단독주택 350채라는 선을 그었지만, 모바일홈 단지처럼 집과 토지의 소유가 분리된 형태는 그 선 밖에 있습니다. 주택업계는 다양한 가격대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려면 기관투자자가 필요하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11월 선거 이후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규제 대상에서 빠진 모바일홈이 논의 안으로 들어오는지, 그리고 24명 이상이 내건 공약 가운데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는 것이 몇 건인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