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달러가 이틀 만에 10% 뛰자, 원화도 덩달아 강세를 탔다

대만 생명보험사의 헤지 수요가 원화를 '대리 헤지' 통화로 끌어들였다

국제

입력 2026.08.07 07:46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공유하기

원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선 데는 표면적으로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가 있었다. 미국 대통령이 결국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것이라 언급하고, 양국 고위급 회담이 예고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뛰었고, 통상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나 엔화 같은 다른 아시아 통화도 함께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협상 기대가 커질수록 중국이 위안화를 굳이 약세로 유지할 이유가 줄어드는 셈이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번 원화 강세의 진짜 진앙은 따로 있었다. 바로 대만 달러의 이례적인 폭등이다. 평소 연간 변동성이 6~7%에 불과한 대만 달러가 단 이틀의 거래일 만에 10%나 뛰어오르는,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재평가가 벌어진 것이다. 이 충격이 원화를 비롯한 다른 신흥국 통화들을 함께 끌어올렸다.

이 폭등의 배경에는 대만 생명보험사들의 다급한 움직임이 있었다. 이들은 미국 국채를 중심으로 막대한 규모의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상당 부분이 환헤지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달러 약세가 예상되자 이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서둘러 달러를 팔고 대만 달러를 사들이는 대규모 헤지에 나섰고, 이 거래 자체가 대만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이 등장한다. 대만의 외환시장은 규모가 작아 이 정도 물량의 헤지 수요를 다 소화하기 어려웠고, 그 대안으로 원화가 활용된 것이다. 한국과 대만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가 주력 수출품이라는 산업 구조가 비슷해 두 통화가 유사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원화 시장은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라 대만 자본에게는 자국 통화를 간접적으로 헤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체 수단이 된 셈이다.

이 급등이 대만 정부의 의도적인 환율 절상 용인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달러 약세를 지지해온 만큼, 대미 무역흑자가 큰 아시아 국가들에 통화 절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시장에서는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촉발했던 플라자 합의가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마저 돌았다. 대만 정부와 총통이 이런 의혹을 서둘러 부인한 뒤에야 대만 달러는 급등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원화 역시 이 소동이 가라앉으면서 상승 폭 일부를 되돌렸지만,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비상계엄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원화 강세는 수출 경쟁력에는 부담이지만, 수입물가를 낮추고 금리 인하 여력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실제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코스피도 함께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번 사건은 통화 시장이 얼마나 촘촘하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대만 보험사의 헤지 수요 하나가 원화 환율까지 흔들었다는 사실은, 무역전쟁이 이제 환율전쟁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을 싣는다. 원화 강세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지, 아니면 더 구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문제다.

대만의 보험사가 헤지에 나섰을 뿐인데, 그 파장은 서울의 환율 창구까지 닿았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 원문 기사를 AI가 레터·웹툰·팟캐스트·영상 형식으로 재구성해 만들었습니다.

AI 생성 과정에서 표현이나 세부 내용이 원문과 다를 수 있어요. 투자 등 중요한 판단 전에는 원문을 확인해 주세요.

AI LENS

NEWSLETTER

AI LENS의 한 통, 매일 아침 받아보세요

AI LENS 에디터가 그날의 뉴스를 한 통으로 정리해 메일로 보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