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의 계엄이 한국 경제에 남긴 청구서

짧았던 비상계엄 선포가 증시·환율·소비심리에 긴 그림자를 남겼다

금융·정책

입력 2026.08.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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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반,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회가 곧바로 해제 요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계엄은 약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그 짧은 시간이 한국 경제에 남긴 후폭풍은 결코 짧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증시였다.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까지 밀려났고, 코스닥도 몇 년 만에 특정 지수대를 내주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수십조 원이 증발했고, 계엄 이전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도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을 내놓으며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국고채 시장도 흔들렸다. 정부가 국채 긴급 바이백과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선 덕분에 금리 급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확장 재정이나 추경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국채 금리는 다시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회사채·금융채를 거쳐 결국 가계와 기업의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환율은 가장 즉각적이고 뚜렷한 반응을 보인 지표였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사태 전후로 단기간에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몇 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외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졌고,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환율 변화가 기름값에 곧바로 반영되는 구조다.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응도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렀다. 한국은행은 2주 사이 백조 원이 넘는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을 사들이며 유동성을 공급했고, 연기금은 대규모로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다만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기금 홀로 시장을 떠받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연기금 재원 고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함께 커졌다.

눈에 보이는 지표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심리의 위축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경제심리지수는 과거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시기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말 대목을 기다리던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는데, 각종 회식과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소비 자체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결국 6시간짜리 정치적 사건 하나가 증시, 채권, 환율, 소비심리까지 경제 전반을 뒤흔든 셈이다. 이 후폭풍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결국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다.

정치의 충격은 순간이었지만, 경제가 치르는 청구서는 길게 이어지고 있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 원문 기사를 AI가 레터·웹툰·팟캐스트·영상 형식으로 재구성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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