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 대웅제약 관계자가 연구개발 계열사의 기업공개 일정을 두고 한 말입니다. 같은 시기 회사의 재무제표에서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 말 유동비율은 89%.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더 많아진 상태입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2025년 상반기 말 단기차입금은 연결 기준 2,922억 원입니다. 2024년 말 708억 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입니다. 단기차입금은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자금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돈을 말합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사채도 909억 원에서 1,538억 원으로 69.1% 늘었습니다. 갚아야 할 시점이 임박한 부채가 양쪽에서 함께 늘어난 셈입니다.
영업 자체는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513억 원보다 개선됐습니다. 문제는 나가는 돈의 속도였습니다. 투자활동에서 빠져나간 현금은 1,6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658억 원의 2.5배였습니다. 그 결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689억 원에서 상반기 말 1,547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을 뺀 순차입금은 6,584억 원에서 7,684억 원으로, 반기 만에 1,100억 원 늘었습니다.
돈이 향한 곳은 시설입니다. 대웅제약은 1,014억 원 규모의 나보타 신공장을 건설하는 동시에, 1,637억 원 규모의 마곡 C&D센터 등 연구개발 시설 투자도 진행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4월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상환과 마곡 C&D센터 건설투자 등 자금 집행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면서 단기차입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별도 기준 전체 차입금은 전년 말 7,180억 원에서 상반기 말 8,000억 원으로 약 11% 늘어난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상반기 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58억 원보다 37% 증가했습니다.
유동부채는 지난해 말 5,888억 원에서 상반기 말 8,596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124%에서 89%로 내려갔습니다. 공장과 연구시설 투자는 투입한 돈이 회수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늘어난 부채는 단기간에 갚아야 하는 성격입니다. 생산 확대와 연구개발 성과가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만기 차입금을 다시 빌려 갚거나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상반기 반기순이익은 4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599억 원보다 24.2% 감소했습니다. 영업외손실이 344억 원으로 21.1% 늘어난 영향입니다. 특히 관계기업 지분법손익이 약 8억 원 손실에서 162억 원 손실로 확대됐습니다. 지분법손실은 관계기업에서 발생한 손실 가운데 보유 지분율에 해당하는 몫을 회계상 손실로 반영한 것입니다. 나스닥 상장사이자 대웅제약이 지분 45.4%를 보유한 이온바이오파마에서 약 80억 원, 아이엔테라퓨틱스에서 약 66억 원, 아피셀테라퓨틱스에서 약 13억 원이 발생했습니다.
자금 조달의 다른 통로에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신약 개발사 아이엔테라퓨틱스와 아피셀테라퓨틱스의 기업공개 추진이 중복상장 이슈에 부딪혔습니다. 한국거래소 기준상 상장사와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사는 중복상장 심사 대상으로 분류됩니다. 상환전환우선주를 고려한 대웅제약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아이엔테라퓨틱스 41.2%, 아피셀테라퓨틱스 40.1%입니다. 지분을 낮춰 이슈를 완화하는 방법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두 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대웅의 손자회사여서, 대웅제약이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아피셀테라퓨틱스 지분율이 일시적으로 37.8%까지 낮아지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회사가 발표하는 매출·영업이익만으로는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습니다. 유동비율, 순차입금,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반기·사업보고서를 열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계열사 상장에 대해 "새롭게 도입된 중복상장 규제에 맞춰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장이 지연돼 계열사의 외부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대웅제약의 자금 지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동비율 89%라는 숫자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다음 공시에서 볼 지점입니다.
![대웅제약, 단기차입금 4배 늘고 계열사 IPO도 막혀…유동성 ‘경고등’ [재무포커스]](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703.ef21c624575148738c40fdea3fc5fbe4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