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중국전자전용설비공업협회(CEPEA)가 주최했습니다. 현장에서 주목받은 것은 웨이퍼를 나노미터, 즉 10억분의 1m 단위로 움직이는 초정밀 부품들이었습니다. 장비 작업부를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갠트리', 구동 거리를 정밀하게 재는 센서 '엔코더', 미세 진동을 잡아주는 '제진 장치', 자기부상 방식으로 마찰을 없애는 '마그레브'가 대표적입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장비와 부품 업체가 함께 성장하면서 서로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품들의 무게는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커집니다. 과거에는 웨이퍼를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단위로 제어하는 기술만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오차까지 관리해야 합니다. 정밀도의 기준선 자체가 세 자리 아래로 내려간 셈입니다. 장비를 만드는 일과 장비 안의 부품을 만드는 일이 분리될 수 없게 된 이유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움직임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미세한 떨림도, 반도체 장비에서는 수율을 좌우하는 결정적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기초 부품 내재화가 장비 경쟁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해외 장비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더라도, 초정밀 부품 기술까지 확보하면 장비 성능을 최첨단 수준으로 끌어올릴 기반이 마련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그런데 핵심 장비와 부품 상당 부분은 여전히 해외에 의존합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안팎에 머물러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웨이퍼 팹 장비 시장에서 현지 업체의 매출 기준 점유율이 2025년 26%에서 2028년 3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웨이퍼 팹 장비는 웨이퍼 가공 공정에 직접 투입되는 제조 장비 전체를 묶어 부르는 시장 분류입니다. 2025년 26%를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장비 국산화율은 이미 한국의 약 2배 수준입니다.
주승환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나노미터급 정밀 제어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생태계를 갖춰가고 있다"며 "장비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함께 육성하면서 이제는 산업 간 시너지를 내는 단계로 올라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주 교수는 일본을 비교 대상으로 들었습니다. "일본은 과거 마이크로미터 시대에 반도체와 장비를 함께 개발하며 세계적인 장비 산업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전략의 단위를 마이크로미터에서 나노미터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주 교수는 "한국도 나노 시대에 맞는 정밀기계 생태계를 조성해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넘어 장비와 핵심 부품까지 함께 육성해야 반도체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국내에 남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분명합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2028년 38%라는 숫자가 실제로 채워지는지, 그리고 그 사이 한국의 20%가 어디까지 움직이는지입니다. 우시 전시장에 장비 업체만큼 많은 부품 업체가 나온 장면이, 그 답의 시작점입니다.
골드만삭스, 한국무역협회·한국반도체산업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