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를 대주던 7곳이 5곳으로 줄었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상시 제시하던 곳은 7개사였습니다. 올해는 5개사입니다. 남은 5곳이 한 곳당 맡은 평가대상 계약종목은 올 2분기 기준 평균 125.6건입니다. 같은 기간 이들이 의무를 채운 비율은 72.6%로 내려갔습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 비율의 합격선 자체를 낮추기로 했습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하고, 시장조성자의 분기 의무이행 기준을 현행 90%에서 80%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올 4분기 시장조성 실적 평가부터 적용됩니다. 시장조성자는 거래가 뜸한 종목에도 매수·매도 호가를 계속 내걸어,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적정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게 돕는 유동성 공급자입니다. 이번 조정은 코스닥 승강제 등 시장 활성화 정책을 앞두고 유동성 공급을 맡은 쪽의 부담을 덜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바뀌는 것은 두 관문 중 뒤쪽입니다. 하루 호가의무 시간 중 80% 이상 의무호가를 유지해야 그날을 '의무충족일'로 인정하는 기준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대신 이런 날이 분기 전체 시장조성일의 90% 이상이어야 했던 최종 기준이 80%로 낮아집니다. 하루 단위로 요구하는 성실성은 손대지 않고, 분기 누적 성적에서만 여유를 준 셈입니다. 거래소는 기준을 지나치게 낮추면 제도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완화 폭을 10%포인트로 정했습니다.
기반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코스닥 시장조성자는 지난해 7개사에서 올해 5개사로 줄었습니다. 반면 올 2분기 기준 시장조성자 한 곳당 평균 평가대상 계약종목은 125.6건으로, 전년 동기 96.7건보다 29.9% 늘었습니다. 참여자는 줄었는데 한 곳이 호가를 대야 하는 종목 수는 늘어난 구조입니다. 거래소는 시장 상황과 변동성에 따라 기존 기준을 지키며 시장조성 활동을 이어가기가 부담이라는 업계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기준을 낮춘 배경은 실적 수치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올 2분기 시장조성자의 의무충족 비율은 72.6%로, 전년 동기 92.0%보다 19.4%포인트 내려갔습니다. 1년 전에는 90% 선을 넘겼던 성적이 이제는 80% 선에도 닿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분기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 계약종목은 같은 기간 54건에서 172건으로 3.2배 늘었습니다. 대책이 없던 것이 아니라, 지키기 어려워진 기준이 그대로 남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거래소는 의무 기준을 완화하는 대신 최우선호가 유지 실적의 평가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최우선호가는 그 시점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걸려 있는 매수·매도 호가를 말합니다. 호가를 오래 걸어둔 시간만 채우는 것보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가격대에 호가를 대는 쪽에 점수를 더 주겠다는 뜻입니다. 의무이행 비율은 낮추고 호가의 질을 보는 비중은 올리는, 두 방향의 조정이 함께 갑니다.
거래소는 이달 14일 애프터마켓 개장에 맞춰 시간외시장에도 별도의 시장조성계약을 도입합니다. 애프터마켓은 정규장이 끝난 뒤 열리는 시간외 거래 시장입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애프터마켓도 정규장처럼 접속매매로 운영되는 만큼 정규시장에 준할 정도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습니다. 접속매매는 매수·매도 호가가 조건이 맞는 대로 실시간 체결되는 방식으로, 정규장과 같은 거래 구조입니다.
날짜 두 개가 남습니다. 이달 14일 애프터마켓이 열리면서 시간외시장에도 시장조성계약이 처음 적용되고, 올 4분기 실적 평가부터는 분기 의무이행 기준 80%가 적용됩니다. 거래가 뜸한 코스닥 종목을 거래한다면, 호가가 얼마나 촘촘하게 걸려 있는지가 이 제도 변화와 이어져 있습니다. 지난해 7곳이던 시장조성자가 올해 5곳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거래소가 택한 방향은 의무 비율을 낮추고 호가의 질을 보는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