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누적 수출액은 7,094억 달러입니다. 지난해 한국은 처음으로 연간 수출 7,0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올해는 그 고지를 9월 초에 이미 밟았습니다. 1~8월 전체 수출은 6,9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8% 늘었습니다. 절반 이상 커진 규모입니다. 여기에 9월 초순 실적이 더해지면서 연간 기록이 조기에 경신됐습니다.
월별로 보면 속도가 더 분명합니다. 지난해 월평균 수출액은 591억 달러였습니다. 올해 6월 수출은 1,020억 달러로, 월간 수출이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7월은 990억 달러, 8월은 983억 달러로 각각 역대 월간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월평균과 비교하면 6월 한 달 수출이 1.7배 수준입니다. 1~8월 월평균은 약 867억 달러였습니다.
기록을 끌어올린 품목은 반도체입니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은 2,8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6% 늘었습니다. 여덟 달 실적이 지난해 연간 실적 1,753억 달러보다 60% 많습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6%까지 올라갔습니다. 전체 수출 증가액 가운데 반도체 몫은 약 74%였습니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수출도 18.0% 늘었습니다. 다른 품목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지만, 외형을 키운 속도는 반도체가 앞섰다는 뜻입니다.
전체 숫자만 보면 모든 품목이 좋아 보이지만, 안을 열면 방향이 갈립니다. 컴퓨터 주변기기는 262.2% 급증했고 석유제품 40.7%, 무선통신기기 28.1%, 선박 12.4%가 각각 늘었습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4.4%, 자동차 부품은 7.3% 줄었습니다. 지역도 갈렸습니다. 중국 수출은 1,453억 달러로 76.1%, 미국은 57.0%, 베트남은 57.7% 늘었습니다. 이 세 곳은 여덟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겼습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 수출도 각각 170.7%, 95.4% 늘었습니다. 반대로 중동 수출은 현지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9.8% 줄었습니다.
연간 수출 1조 달러는 한 해 총수출액 합계가 1조 달러를 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 독일만 달성했습니다. 남은 9~12월에 월평균 약 767억 달러를 수출하면 올해 1조 달러에 도달합니다. 올해 1~8월 월평균인 약 867억 달러보다 12%가량 적은 수준입니다. 지금보다 수출 속도가 다소 느려져도 도달 가능한 구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한국이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연간 수출 1조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 경기 변화가 남은 기간의 변수로 꼽힙니다.
이 기록은 '수출이 골고루 늘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늘어난 금액의 약 74%가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왔고, 같은 기간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은 줄었습니다. 앞으로 수출 지표를 볼 때 전체 증감률과 함께 반도체를 뺀 수치, 그리고 품목별·지역별 방향을 같이 확인하면 흐름이 더 정확하게 보입니다. 월별 수출 실적과 품목·국가별 통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달 초 공개하고,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9월 5일 오후 1시에 찍힌 7,094억 달러는 아직 117일이 남은 시점의 숫자입니다. 남은 넉 달이 기록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