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입니다. 통화정책을 무역 중단과 묶어 언급한 것입니다. 계기는 같은 날 나온 고용지표였습니다. 그런데 그 지표를 받아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 방향과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비농업 일자리는 7월보다 16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5개월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서 "대단한 고용지표가 방금 발표됐다"며 미국의 신용이 좋아졌으니 금리를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고용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금리 인하의 근거로 제시한 것입니다.
'재차'라는 표현이 붙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체의 정례회의는 오는 15~16일 열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 회의를 염두에 둔 압박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대단한 신임 지도자가 있는 연준 이사회는 현명해져야 하고 변화를 위해 애국자가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금리 결정 기구를 향해 애국을 요구한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그가 꺼낸 근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중단을 언급하면서 "연방대법원은 어리석고 값비싼 관세 판결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고 강력히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금리를 내리라는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역을, 그 무역 조치의 정당성 근거로는 관세 관련 판결을 든 구조입니다. 이어 "높은 금리는 미국을 아주 불공정한 불이익에 노출시키고 나는 이런 일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였습니다. 고용에 대한 우려가 걷히자 금리 인상 확률이 재차 올라간 것입니다. 시카고상업거래소가 연방기금금리선물 가격으로 산출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15~16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전날 49.4%에서 58.4%로 높아졌습니다. 반면 동결 확률은 50.6%에서 41.6%로 낮아졌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전 거래일보다 0.091%포인트 수직 상승해 4.425%까지 치솟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보는 나라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CNBC는 "적자를 보는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극단적"이라며 "미국은 주요 교역국을 포함해 수십 개 나라에서 무역적자를 크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상국을 특정하지 않은 발언이지만, 적용 범위로 보면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 대부분이 포함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페드워치가 내놓는 58.4%는 결정이 아니라 선물시장 참여자들이 반영한 확률입니다. 지표 하나에 하루 만에 9%포인트가 움직였다는 점이 그 성격을 보여줍니다. 실제 결정은 15~16일 FOMC 회의에서 나옵니다. 그날까지의 방향을 확인하려면 대통령의 발언보다 2년 만기 국채 금리와 페드워치 확률의 변화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중단까지 언급한 날, 이 두 숫자는 그의 요구와 반대쪽으로 움직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