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출이 거의 없고 수익성도 검증되지 않은 기술 기업이 20억~30억 원을 투자받습니다. 심사에서 먼저 보는 것은 재무제표가 아니라 기술의 우수성과 국가 전략적 필요성입니다. 정부가 준비하는 '한국형 인큐텔'의 투자 방식입니다. 예외적인 실험이 아니라, 미국이 20여 년 전부터 해온 방식을 한국이 뒤늦게 들여오는 일입니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안보 혁신기업 전문 투자기관인 '한국형 인큐텔'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말 출범합니다. 늦어도 하반기 중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범과 동시에 투자 재원도 마련됩니다. 중기부와 방위사업청이 각각 250억 원씩 출자해 총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입니다. 투자 대상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우주·항공, 방산 등 국가 안보와 연결된 첨단기술 기업입니다. 기업 한 곳당 투자 규모로는 20억~30억 원 수준이 거론됩니다.
설립이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형 인큐텔이 만들어지려면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특별법' 제정이 먼저입니다. 정부는 연내 이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법이 공포된 뒤에도 약 6개월간의 시행 준비 기간을 거쳐야 본격적인 설립 절차에 들어갑니다. 연내 통과와 6개월 준비를 더하면, 앞서 제시된 '내년 상반기 말'이라는 시점이 나옵니다. 법안 처리가 밀리면 출범 시점도 함께 밀리는 구조입니다.
투자 판단 기준부터 일반 벤처캐피털과 다릅니다. 벤처캐피털은 통상 매출이나 성장성 같은 재무적 요소를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합니다. 반면 한국형 인큐텔은 기술의 우수성과 전략적 가치까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먼저입니다. 중기부는 AI와 반도체, 우주·항공, 방산 등 신안보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석·박사급 전문 인력을 투자 심사와 기업 발굴에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정부 예산으로 기업을 선별하고 장기적으로 국가의 안보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관인 만큼, 인력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지역 균형이 아니라 인력이 기준입니다. 청사 입지로는 서울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한국형 인큐텔의 모회사가 될 한국벤처투자가 서울에 있고, 투자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입지 가능성도 함께 거론됩니다. 심사역의 전문성이 기관의 성패를 가른다는 판단이 입지 검토에까지 그대로 반영된 셈입니다.
투자 분야는 전통적인 방위산업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군사 분야에 직접 쓰이는 기술뿐 아니라, 향후 국가 경쟁력이나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까지 폭넓게 살펴본다는 방침입니다.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시장 규모가 아직 크지 않아 민간 투자자가 선뜻 자금을 넣기 어려운 기업도, 기술 가치가 충분하다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수익성은 어떻게 보느냐. 정부는 우수한 기술을 선별하는 데 집중하면 펀드의 수익성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설립을 주도한 벤처투자기관 인큐텔도 수익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후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한 팔란티어를 초기에 발굴해 높은 투자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당장 매출로 증명하기 어려운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자금 조달 창구가 하나 늘어나는 일정표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순서는 특별법의 국회 통과 → 법 공포 후 약 6개월의 시행 준비 → 출범 및 500억 원 펀드 결성입니다. 재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정부는 매년 수백억 원씩 재원을 추가해 2030년까지 펀드 규모를 2,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매출이 없어 투자를 못 받던 회사가 기술만으로 20억~30억 원을 받는 구조가, 법안 처리 속도에 따라 내년 안에 열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