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갈 결심, 학교가 막았다 "수도권 우수 인재 상당수가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지방 근무를 기피하거나 주말부부 생활을 선택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의 말입니다. 이 관계자는 온 가족이 함께 이주해 정착할 수 있는 교육·주거 환경을 갖추는 것이 메가특구 성공의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이달 국회 발의가 예정된 메가특구 특별법에는 그 판단이 그대로 담깁니다. 공장 지원 조항 옆에 학교와 병원, 주택 조항이 나란히 놓였습니다.
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따르면, 이달 발의 예정인 메가특구 특별법에는 법 조항 264개가 담깁니다. 여기에 모든 특구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 특례 330여 개가 함께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정 산업 하나를 지원하는 법이 아니라, 규제를 묶음으로 풀어내는 형태입니다. 기업에 직접 닿는 항목도 있습니다. 당정은 메가특구 안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늘리는 기업에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요금의 2.7%를 차지하는 항목입니다. 면제 기간은 3년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된 수치는 아닙니다.
일정은 이미 공개돼 있습니다. 민주당 메가특위 간사인 장철민 의원은 4일 당정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의는 당연히 9월 중에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무위원회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뒤, 이해관계자와 국민, 국회 내부의 성안 과정을 거쳐 조문 완성도를 높이고 당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발의 시점의 조문이 최종안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교통 인프라는 중앙정부가 예산 투입에 앞장서는 구조로 잡혔습니다. 예산 여력이 없는 지방정부를 대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앞서 약 392조 원이 투자되는 충청권 메가프로젝트를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 노선을 충남 천안아산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당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력은 이 법의 뼈대입니다. 당정은 특별법에 재생에너지 특별선도단지를 지원하는 별도 항목을 구성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메가특구 일부나 인근 지역을 선도단지로 지정하고, 그곳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특구 입주 기업에 우선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기업이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맺어 필요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마련합니다. 발전사업자와 기업이 중간 단계 없이 전력을 사고파는 계약입니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사용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라는 글로벌 공급망 요구, 이른바 RE100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산업용 전력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발전과 첨단산업을 함께 배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입지 규제도 함께 풀립니다. 특구 내 개발 계획에 대한 각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메가특구에 그린벨트가 포함될 경우 해제 이전이라도 사업 시행자가 토지 기반 작업 등 토지형질변경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공장 설립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입니다. 댐 건설과 상하수도 구축을 위한 행정절차도 단축되고, 산업 시설에는 용적률과 건폐율 혜택이 주어집니다. 자금 조달 문턱을 낮추는 특례도 추진됩니다. 정부는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비율을 현행 100%에서 50%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업별 맞춤 특례로는 무인 로봇에 교통법규 면제, 자율주행에 개인정보 이용 규제 완화가 부여되며, 조선·에너지 등 업계 요구가 컸던 항목도 법안에 포함됩니다.
수백 개 특례가 준비됐지만 전부 합의된 것은 아닙니다. 노동 특례는 노동계 반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당초 정부가 준비한 안에는 연구개발 인력 등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적용 예외,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는 방안,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당정은 이 항목들을 사회적 대화로 타협점을 찾은 뒤 이달 중 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정주 여건 항목이 이례적으로 두껍습니다. 특구 투자 기업 종사자뿐 아니라 특구로 이주하는 교원·의료인에게도 주택 특별분양을 허용합니다. 특구 내 민간분양주택의 일정 물량을 특별공급 형태로 내놓는 방식입니다. 교육에서는 국제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와 영재학교의 설립 특례를 부여하고, 설립 절차와 시설·교원 기준에 특례를 적용해 산업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인재 자녀에게는 외국인학교 입학 특례를 부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합니다. 병원 설립 절차는 간소화하고, 호텔·쇼핑몰 등 문화생활 시설 유치를 위한 규제도 완화합니다.
특별공급은 일반 공급과 별도로 물량이 배정되는 방식입니다. 경쟁률이 낮아 당첨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번 법안에서 그 대상에 기업 종사자만 아니라 특구로 이주하는 교원과 의료인이 함께 들어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만 아직 발의 전 단계이고, 조문은 국회 성안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녀 교육 때문에 주말부부를 택했다는 그 말이, 이번에는 법 조항으로 번역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발언(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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