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DMC 에스케이뷰 35평형은 지금 종합부동산세를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이 단지는 2029년부터 비거주 기준 과세가 시작돼, 2030년에는 약 113만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1년과 같은 속도로 오른다고 가정한 계산입니다. 이런 단지는 여기 한 곳이 아닙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의원이 KB국민은행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 모형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별 KB시세 상위 5개 단지, 모두 125개 단지를 34평형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올해 종부세가 부과되는 곳은 19개구 78개 단지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1년(2025년 6월~2026년 5월)과 같은 11% 상승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30년에는 비거주 기준 22개구 101개 단지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표본 5개 단지가 모두 비과세인 관악·노원·중랑구 에서도 과세 대상이 새로 생기고, 강북·금천·도봉구를 뺀 서울 대부분 자치구가 과세권에 들어갑니다.
과세 단지 수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비거주 기준 과세 단지는 올해 78곳에서 2027년 68곳으로 한 번 줄어듭니다. 세제 개편이 적용되는 시점 입니다. 그러나 2028년 82곳, 2029년 94곳, 2030년 101곳으로 다시 늘어납니다. 개편으로 낮아진 문턱을, 누적된 집값 상승이 다시 넘어서는 흐름입니다. 현재 비과세인 47개 단지 가운데 23곳이 2030년까지 새로 과세 대상에 포함됩니다. 강서·관악·구로·은평구에서 각 4곳, 성북구 3곳, 종로구 2곳, 노원·중랑구에서 각 1곳입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정부 세제 개편안과 수정안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2027년 이후 기본공제는 실거주 14억 원, 비거주 12억 원입니다. 기본공제는 이 금액까지는 종부세를 매기지 않는 기준선을 뜻합니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70%가 적용 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과세 기준 금액을 정하는 비율입니다. 한 해에 늘어날 수 있는 세액은 전년의 150%로 제한됩니다. 기준선은 금액으로 고정돼 있고 집값만 매년 오르면, 기준선을 넘는 단지와 넘는 금액이 함께 늘어 납니다. 세 부담이 불어나는 폭이 단지 수 증가보다 가팔랐던 이유입니다.
125개 단지 전체 세대수를 반영한 종부세 부과액은 올해 589억 원에서 2030년 비거주 기준 5,262억 원으로 8.9배, 실거주 기준 3,347억 원으로 5.7배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1채당 평균으로는 올해 95만 1,338원에서 2030년 비거주 기준 842만 8,401원이 됩니다. 증가세는 부담이 원래 작았던 비강남권에서 더 컸습니다. 은평·구로·성북·강서·동대문·관악·노원·중랑구 8개 구 주요 단지의 종부세 합계는 올해 약 72만 원에서 2030년 비거주 기준 약 4,058만 원으로 56.6배까지 늘었습니다.
집값 상승률이 지난 1년의 절반인 연 5.5%로 둔화하는 경우도 계산됐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2030년 비거주 기준 과세 대상은 19개구 82개 단지로, 새로 포함되는 4곳은 모두 강서구 단지였습니다. 단지 수는 크게 늘지 않지만 세액은 다릅니다. 125개 단지 전체 종부세는 2030년 비거주 기준 2,926억 원으로 약 5배, 실거주 기준 1,719억 원으로 2.9배가 됩니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34평형은 올해 종부세가 약 57만 원인데, 연 5.5% 상승만 가정해도 2030년 비거주 기준 약 288만 원이 됩니다. 연 11%를 가정하면 약 659만 원입니다.
신동욱 의원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일부 수정되기는 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큰 혼돈을 가져왔다"며 "앞으로 종부세는 서울시에 내 집 한 채 가진 평범한 국민에게도 부과되는 사실상 '서울시민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청와대는 세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논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수치는 특정 상승률을 전제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이며, 확정된 세액이 아닙니다.
같은 집이라도 실제 거주하는지에 따라 기본공제가 달라집니다. 개편안 기준으로 실거주는 14억 원, 비거주는 12억 원입니다. 이 2억 원 차이가 시뮬레이션에서는 2030년 1채당 평균 842만 원과 555만 원의 차이로 나타났습니다. 내 단지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공시가격이 기준선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먼저 확인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은평구의 그 34평 아파트처럼, 지금 고지서가 오지 않는 집도 몇 해 뒤 명단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