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몰아줘도 감사위원 한 자리는 못 가져갔습니다 2026년 9월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름 하나가 불렸습니다. 독립이사 겸 분리 선출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백인규 후보입니다. 출석 의결권 622만 5934주 중 509만 2810주, 81.8%의 찬성이었습니다.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묶인 상태에서 치러진 표결이었습니다.
9월 9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제안한 이형규·서은숙 후보가 모두 독립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이준봉·심혜섭 독립이사 선임 안건도 함께 가결됐습니다. 1명을 뽑는 독립이사 겸 분리 선출 감사위원 자리는 최 회장 측 백인규 후보가 가져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 측은 3명, 영풍·MBK 측은 2명을 이사회에 새로 진입시켰습니다.
이번 주총 전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 구조였습니다. 주총을 거치며 이 구성은 12대7로 재편됐습니다. 양측 격차는 4명에서 5명으로 벌어졌지만, 어느 쪽도 상대의 진입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이사회 총원이 14명에서 19명으로 늘었습니다. 분쟁이 한쪽의 정리로 끝나지 않고, 자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어져 온 흐름입니다.
독립이사 4명이 모두 선임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선임하는 이사 수에 따라 주주에게 의결권이 배수로 주어지는 제도입니다. 주주가 특정 후보 한 명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어, 지분이 적은 쪽도 일정 수의 이사를 앉힐 수 있습니다. 양측이 각자 후보에게 표를 집중하면 서로의 후보가 모두 통과되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이날 독립이사 안건에서 실제로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사위원을 겸하는 독립이사는 규칙이 다릅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이 자리를 뽑을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합니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영풍·MBK 측입니다. 보유 지분이 얼마든, 이 표결에서는 3%만큼만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선택이 결과를 갈랐습니다. 승부처로 꼽힌 이 한 자리에서 백인규 후보가 받은 찬성률은 81.8%였습니다.
19명으로 재편된 이사회 가운데 9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됩니다. 사내이사 2명 중에서는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의 임기가 끝납니다. 독립이사 13명 중 6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중 2명도 함께 임기가 만료됩니다. 이 중 감사위원회에 소속된 독립이사가 3명입니다. 감사위원 신규·재선임이 다시 안건으로 올라온다는 뜻입니다. 경영권 분쟁의 다음 분수령이 내년 정기 주총으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지분이 가장 많은 주주가 항상 이기는 표결은 아닙니다. 감사위원을 겸하는 독립이사 선임에서는 최대주주 측 의결권이 합산 3%로 묶이고, 그만큼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표가 결정력을 갖습니다. 고려아연 주주라면 내년 정기 주총 소집 통지에서 두 가지를 확인해 두면 됩니다. 분리 선출 감사위원 안건이 몇 건 올라왔는지, 그리고 그 안건이 집중투표 대상인지 여부입니다. 9월 9일 몬드리안호텔에서 81.8%를 만든 표는 이번에도 같은 자리에서 움직입니다.
![고려아연 이사회 12대 7 재편…감사위원은 최윤범 회장 측 선임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9/news-p.v1.20260909.c215ae2313b54bde87e77433d15622a7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