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규제 이후에도 주요 고객층은 강화된 예탁금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어 저희 비즈니스와 수요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에반 옹 그래닛셰어즈 아시아 총괄의 말입니다. 금융 당국이 문턱을 높였지만, 그 문턱 안쪽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뜻입니다. 규제 발표 직전에는 미국 시장에 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새로 상장됐습니다.
9일 공개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올 7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 예탁금 기준을 3,00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국내 상장 상품에 그치지 않고 미국 등 해외에 상장된 상품까지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한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같은 배수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옹 총괄은 이 조치에도 주요 고객층이 강화된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어 수요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는 운용사 측 설명이고, 규제 전후 국내 투자자의 거래 규모 통계는 인터뷰에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규제 발표 직전인 올 7월 14일(현지 시간) 그래닛셰어즈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SKUU와 SKDD를 미국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첫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입니다. 상장 첫날 두 상품의 합산 거래 대금은 약 3억 3,110만 달러, 우리 돈 약 4,500억 원이었습니다. 옹 총괄은 "굉장히 성공적인 론칭이었고 관련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회사는 글로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따로 돈을 빌리지 않아도 한 종목에 2배로 노출되는 효과를 냅니다. 옹 총괄은 이 점을 근거로 레버리지 ETF가 빚을 내서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보다 위험을 통제하기 쉬운 수단이라고 봤습니다. 별도의 신용·미수 거래가 없고 손실도 투자한 금액 안에서 끝난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원금을 잃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는 "투자는 부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지 도박을 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옹 총괄은 "변동성은 이미 시장에 있었던 것"이라며 "ETF는 투자자가 그 변동성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답했습니다. ETF가 배수를 맞추려 자산을 사고파는 과정이 기초자산 가격을 되흔든다는 이른바 왝더독 논란에는, 당시 상품 규모로는 주가를 좌우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올 7월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주가가 하루 50% 넘게 급락해 이 회사의 2배 레버리지 ETF가 청산된 일에 대해서도 "상품이 의도한 대로 작동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옹 총괄은 당국의 규제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무게를 두는 곳이 다릅니다. 당국은 예탁금이라는 진입 문턱을 올렸고, 그는 상품 교육과 위험 고지 강화를 앞세웠습니다. "상품의 선택지가 많을수록 서로 다른 시장 국면과 변동성에 대응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며 "불필요한 투자자 보호 조치는 오히려 인사이트를 기르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품을 만들어 파는 쪽의 시각이라는 점은 감안해 읽을 부분입니다. 그는 한국 투자자를 두고 열정적이면서 공격적이고 지식도 많다고 평가하며, 엔비디아·테슬라·코인베이스·AMD처럼 2배 상품 라인업이 갖춰진 종목을 선호한다고 전했습니다.
해외에 상장된 상품이라고 규제 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올 7월부터는 미국에 상장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도 기본 예탁금 3,000만 원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본인이 대상인지, 어떤 상품이 포함되는지는 거래하는 증권사 고객센터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상담센터(133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닛셰어즈는 앞으로 매달 분배금을 노리는 인컴형과 옵션·테마형으로 상품군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내놓은 'IACL'은 기초자산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조기 상환되는 오토콜러블 전략을 ETF에 담은 상품으로, 그동안 주로 고액 자산가용 구조화 상품에 쓰였던 방식입니다. 선택지는 계속 늘어납니다. 예탁금 기준은 이미 넘긴 투자자라면, 남는 질문은 문턱이 아니라 구조를 아는지입니다.
4500억 거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