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달 중 발행어음 1호 상품 출시를 목표로 관련 시스템과 상품 라인업을 정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9일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의결한 직후입니다. 삼성증권이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은 2017년부터, 9년째입니다. 인가를 다시 신청하고 기다린 기간만 약 14개월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9월 9일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이른바 발행어음 인가를 의결했습니다. 2024년 7월 인가 신청 이후 약 14개월 만입니다. 이로써 삼성증권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에 이어 여덟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됐습니다. 규모가 눈에 띕니다. 2025년 상반기 말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 기준 8조 1,566억 원입니다. 발행어음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이므로, 단순 계산하면 약 16조 3,000억 원까지 자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2017년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 지정까지는 받았습니다. 그런데 인가 심사가 보류됐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2024년 7월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손질하자 삼성증권은 인가를 다시 신청했습니다. 이번에는 금융감독원 검사가 걸렸습니다. 금감원이 삼성증권 한 영업점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건의하자, 금융위는 2025년 4월 심사를 중단했습니다. 7월 거점점포 관련 제재가 금감원 안보다 대폭 감경된 기관경고 수준으로 정리되면서 심사가 재개됐고,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9월 인가로 이어졌습니다.
발행어음은 고객을 수취인으로, 증권사를 지급인으로 해서 1년 이내의 사전 약정된 수익률로 발행하는 어음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만기와 수익률이 미리 정해진 상품이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조달한 자금을 투자 재원으로 쓸 수 있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증권사가 사업을 확장하려면 이 인가가 필요합니다. 다음 단계도 이미 시야에 있습니다. 종합투자계좌(IMA)는 발행어음 인가 후 2년간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요건을 유지하면 신청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요건을 이미 충족한 상태입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발행어음과 IMA를 합쳐 자기자본의 300%까지 상품을 낼 수 있습니다. 2년 뒤 IMA 사업자 지위까지 확보하면 동원 가능한 자금 규모는 지금보다 더 커집니다.
이 사안에서 자기자본은 걸림돌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에 이미 초대형 IB 지정 기준을 넘겼고, 지금은 IMA 요건인 8조 원까지 채운 상태입니다. 9년을 끈 것은 자본이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과 내부통제 문제였습니다. 같은 구조가 지금도 작동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과 함께 인가를 신청한 메리츠증권의 인가안은 아직 증선위 단계에도 오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과, 금감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점점포 불건전 영업행위가 심사 지연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5년 상반기 말 국내 증권사 발행어음 잔액은 55조 9,291억 원입니다. 2024년 말 51조 2,743억 원과 비교하면 9.1%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2024년 말 인가를 받은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의 잔액이 3조 1,052억 원, 전체의 5.6%였습니다. 뒤늦게 들어온 사업자도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삼성증권은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입니다. 2024년 취임한 박종문 대표가 인가 획득을 위해 조직을 정비해왔고, 2024년 말에는 발행어음본부를 신설했습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국내 모험자본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에 수익률을 미리 약정하는 상품이고, 그 조건은 증권사가 각자 정합니다. 판매하는 곳이 7곳에서 8곳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비교해볼 대상이 하나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달 중 상품이 나오면 약정 수익률과 가입 한도, 만기 조건을 각 사 공시와 상품 설명서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9년을 기다린 인가가 나왔고, 첫 상품은 이달 중에 나옵니다. 다만 인가가 곧 상품 조건은 아닙니다. 조건은 출시 이후에 확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