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원에 560억이 걸려 있습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 안정과 화물 성수기라는 실적 모멘텀에 더해 메가 캐리어 출범 기대가 본격화하는 구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메가 캐리어는 대규모 합병으로 만들어지는 초대형 항공사를 뜻합니다. 대한항공 주가는 3주 만에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새 비행기를 띄운 것도, 노선을 늘린 것도 아닙니다. 움직인 것은 환율과 화물 운임, 그리고 12월로 예정된 합병 일정입니다.
2024년 9월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0% 내린 2만 9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루는 내렸지만 최근 흐름은 한 방향입니다. 최근 15거래일 중 11거래일이 상승이었습니다. 9월 7일에는 3만 350원까지 올라 6월 15일 전고점 3만 원을 넘겼고, 종가 기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3주 동안의 상승률은 20%에 가깝습니다.
주가는 6월 중순 3만 원 선에서 한 번 멈�췄다가 9월 초에 그 선을 넘어섰습니다. 그사이 환율이 내려왔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336.1원으로 마감해 1300원 초반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실적 방향도 갈립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연결 기준으로 207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4887억 원, 2630억 원으로 추정하며 두 분기 모두 흑자 전환을 전망했습니다. 증권사 추정치이며 확정된 실적은 아닙니다.
항공사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씁니다. 항공유 값, 항공기를 빌려 쓰는 리스료, 외화 빚에 붙는 이자가 그렇습니다. 환율이 내려가면 같은 금액을 원화로 환산했을 때 부담이 줄어듭니다. 여기에 부채 구조가 겹칩니다. 2024년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순외화부채는 약 56억 달러입니다. 순외화부채는 외화로 된 빚에서 외화로 된 자산을 뺀 금액으로, 환율이 움직이면 곧바로 손익에 반영되는 부분입니다.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외화평가손익이 약 560억 원 개선되는 구조입니다.
지금은 유리하게 읽히는 이 구조가, 올해 상반기에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했습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외화환산손실은 1조 1284억 원이었습니다. 순외화부채가 큰 회사는 환율이 오를 때 같은 크기의 부담을 그대로 떠안습니다. 환율 하락이 호재로 꼽히는 이유이자, 환율에 실적이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류제현 연구원은 유가 부담에 대해서도 "환율 하락이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객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국제선 화물 판매단가는 ㎏당 5015원으로, 전년 동기 4172원보다 20.2% 올랐습니다. 화물 노선 매출은 2조 1094억 원에서 2조 6325억 원으로 24.8% 늘었습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발 미주 항공화물의 장기계약 비중이 늘며 실적 안정성을 보강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은 항공화물이 이익 드라이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객 쪽에서는 여름 성수기 효과로 3분기 국제선 수송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8.3%, 운임이 9.1% 늘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기일은 12월 16일입니다. 합병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근거는 비용 구조입니다. 중복 노선의 운항시간을 조정하고 항공기를 수요에 맞춰 다시 배치하면 여객을 더 담을 수 있고, 정비·전산 시스템과 해외 판매망을 합치고 연료·물품을 공동 구매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직은 기대이고, 실제 절감액은 합병 이후 숫자로 확인해야 합니다. 3주 만의 20% 상승을 만든 세 가지 중 환율과 화물 단가는 매일 공개되는 지표이고, 나머지 하나는 12월 16일 이후에 답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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