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출은 줄었는데, 주담대만 늘었다 숫자 두 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금융위원회가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밝힌 2022년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 6,000억 원 늘었습니다. 넉 달 연속 증가 폭이 줄어든 결과입니다. 그런데 같은 달 주택담보대출은 4조 3,000억 원 늘었습니다. 전체 증가액보다 큽니다. 가계대출이 진정됐다는 신호와, 집을 담보로 한 빚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신호가 한 달 안에 같이 나왔습니다.
9일 금융위원회 가계부채 점검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8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 3,000억 원입니다. 7월 3조 6,000억 원보다 7,000억 원 커졌습니다. 은행권만 떼어 보면 7월 3조 5,000억 원에서 8월 4조 원으로 5,000억 원 늘었습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줄어드는 흐름이었는데, 주담대 항목만 반대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월간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5월 9조 3,000억 원, 6월 8조 3,000억 원, 7월 6조 4,000억 원, 8월 2조 6,000억 원입니다. 석 달 사이 증가 폭이 6조 원 넘게 줄었습니다. 8월 증가액은 5월의 3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이 추세만 보면 가계 빚이 붙는 속도는 확실히 느려졌습니다. 주담대는 이 흐름에서 빠져나온 유일한 항목이었습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주택 거래량 증가와 7~8월 입주 물량 확대에 따른 잔금대출 실행으로 주담대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입주 시점이 오면 잔금은 치러야 합니다. 금리가 올랐다고 미룰 수 있는 지출이 아닙니다. 실제로 정부 정책대출인 디딤돌·버팀목대출과 보금자리론을 뺀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은 2조 5,000억 원에서 2조 9,000억 원으로 커졌습니다. 아파트 단지 단위로 일괄 실행돼 총량관리 목표에서 따로 관리되는 집단대출도 9,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전체 증가세를 끌어내린 쪽은 주담대가 아니었습니다. 전 금융권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8월에 1조 7,000억 원 줄면서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보험·상호금융·여전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도 전월보다 8,000억 원 감소했습니다. 즉 8월 가계대출 둔화는 담보 없는 대출이 줄어든 결과이고, 주담대는 그 반대편에서 늘고 있었습니다. 총액 하나만 보면 놓치는 지점입니다.
금융위원회는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권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권의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현황도 계속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대출 총량을 조이는 방식과는 결이 다릅니다. 잔금대출처럼 실행을 미룰 수 없는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이미 빌린 사람의 이자 변동 폭을 줄이는 쪽에 초점이 있습니다.
가계대출 총액이 줄었다는 발표와, 내가 실행할 주담대 조건이 나아졌다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8월에 줄어든 항목은 신용대출이었고, 주담대는 늘었습니다. 입주와 잔금 일정이 정해져 있다면 금리 유형이 남은 선택지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은행권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유도하고 취급 현황을 점검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어떤 고정금리 상품이 나오는지가 확인해둘 지점입니다.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 두 숫자 중, 내 상황에 해당하는 쪽이 어디인지부터 구분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