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도 사장 20%, 본부장 15%, 임원 10%의 임금을 반납하며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이 최근 임직원 서한에 쓴 문장입니다. 그러나 협상 시한이었던 8일 자정까지 노사는 타결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7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일부 라인이 멈췄습니다. 1968년 창사 이후 포스코에서 파업으로 설비가 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9일 오전 7시부터 48시간 동안 1차 부분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파업 대상 사업장은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의 가역식 압연설비(3ZRM) 라인, 그리고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 라인입니다. 참여 인원은 130여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스코는 쟁의행위 기간에도 조업을 유지해야 하는 핵심 공정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조선· 건설 등 국내 주요 수요산업 소재와 긴급재는 최우선으로 생산·출하하고 있다"며 "고객사별 재고 현황을 면밀히 파악해 물량을 선행 확보하는 등 비상 조업 대응체제를 가동했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파업 없이 58년을 보냈습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최근의 철강 불황을 지나는 동안에도 노사 상생을 앞세워 무분규 기록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번 부분파업은 그 기록의 첫 단절입니다. 그리고 한 번으로 끝나는 일정이 아닙니다. 노조는 사측의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으면 16일부터 120시간 동안 2차 부분파업을 벌이고, 다음 달에는 전면파업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48시간에서 120시간으로, 다시 전면으로 이어지는 단계가 이미 예고돼 있는 상태입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항목은 네 가지입니다. 기본급 7.1% 인상, 경영성과 격려금 600%(기본급 기준),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기본급 200% 지급입니다. 우리사주는 임직원이 자사 주식을 받을 수 있게 한 복리후생 제도로, 50주는 업계 추산 약 1,500만 원 상당입니다. 사측은 이를 모두 수용하면 필요한 재원이 지난해의 두 배인 1조 4,000억 원에 달해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증권가가 제시한 올해 포스코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2,000억~1조 3,000억 원대 입니다. 한 해 벌어들일 이익 전체를 임금 인상에 넣어도 모자란 규모입니다.
업계 추산으로 노조안을 전부 수용하면 직원 1인당 평균 수령액은 작년보다 약 6,000만 원 늘어납니다. 기본급 인상분 약 700만 원, 격려금 2,000만 원, 우리사주 50주 약 1,500만 원, 임금 자연 상승분 약 1,100만 원을 합한 금액 입니다. 사측은 지난 3일 본교섭에서 기본급 2.0% 인상과 격려금 350만 원, 지역상품권 50만 원 등 1인당 약 400만 원 규모의 안을 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배경에는 실적이 있습니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8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줄었습니다.
이번 사태에는 사측의 대규모 사내하청 직고용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사내하청 직고용은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이후 회사가 협력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조치입니다. 회사가 이를 추진하면서 기존 정규직 조합원 사이에서 복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노조의 대규모 격려금 요구에는 하청 노동자 직고용에 따른 보상 심리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달 초 21대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집행부가 강경 노선을 택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노조 관계자는 "19대·20대를 이끈 현 위원장이 이전 교섭 때처럼 빠른 교섭 타결을 우선시 했을 뿐 선거를 의식해 행동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측이 고통 분담을 요청한 데 대해서도 노조는 "과거 호실적 때도 보상을 유보하더니 어려울 때만 고통 분담을 강요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지금의 부분파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 입니다. 다만 갈등이 길어져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함께 나옵니다. 확인해 둘 날짜는 16일입니다. 사측의 진전된 안이 없으면 120시간 규모의 2차 부분파업이 시작되고, 다음 달 전면파업 검토로 이어집니다. 포스코 강재를 쓰는 자동차·조선·건설 업체라면 포스코가 밝힌 긴급재 우선 출하와 고객사별 재고 선행 확보가 자사 물량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거래 담당 부서를 통해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9일 아침에 멈춘 라인은 두 개, 사람은 130여 명이었습니다. 다음 단계는 그보다 큰 숫자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