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9374억 원, 거래소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718만 8793주가 주인을 바꿉니다. 금액은 약 1조 9374억 원입니다. 그런데 이 물량은 주식시장에 나오지 않습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직접 만나 값을 정했습니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지분을 넘기는 거래입니다.
2025년 6월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홍라희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718만 8793주를 다음 달 12일 장외에서 매수할 예정입니다. 장외 매각은 주식시장을 통하지 않고 당사자끼리 직접 합의해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입니다. 거래 가격은 주당 26만 9500원입니다. 총 거래금액은 약 1조 9374억 원입니다. 이 지분은 삼성전자 전체의 0.11%에 해당합니다.
매매 단가는 임의로 정한 값이 아닙니다. 공시 보고서 제출일 전 영업일인 6월 8일 삼성전자 종가 26만 9500원이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6월 8일 종가가 확정되고, 6월 9일 공시가 나왔고, 실제 거래는 7월 12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값을 정하는 시점과 돈이 오가는 시점 사이에 한 달 이상이 놓여 있는 구조입니다.
718만 주는 하루 시장에서 소화하기 쉬운 규모가 아닙니다.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주주 간 장외 거래를 택한 것은 이런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매도자는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시장에는 물량이 나오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홍 명예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발생한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이 확인한 내용은 아닙니다.
1조 9374억 원이라는 금액만 보면 큰 변화처럼 읽힙니다. 실제 지분 변동 폭은 다릅니다. 거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9755만 1953주에서 1억 474만 746주로 늘어납니다. 지분율은 1.47%에서 1.58%로 0.11%포인트 올라갑니다. 이 때문에 지배력 강화로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대주주 간 지분 거래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 측은 거래 배경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대주주 개인 간 거래여서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입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확인된 사실은 공시에 적힌 내용뿐입니다. 수량, 단가, 총액, 거래 예정일, 그리고 거래 후 지분율입니다. 상속세 대출 상환이라는 설명은 업계의 관측이며, 회사나 당사자가 밝힌 사유가 아닙니다.
대주주와 임원의 지분 변동은 개인 간 거래여도 공개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fss.or.kr)에서 회사명을 검색하면 주요주주의 소유 주식 수 변동 내역과 거래 단가, 거래 예정일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거래처럼 장외 거래는 값이 정해지는 기준일과 실제 거래일이 다를 수 있습니다. 공시를 볼 때는 금액만이 아니라 어느 날 종가를 기준으로 삼았는지, 언제 거래가 이뤄지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1조 9374억 원짜리 거래가 거래소를 거치지 않았지만, 그 내역은 모두 공시에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