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된 자료만으로는 찬성이나 반대 등 어느 한 방향을 권고할 충분한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 가비아 특별위원회가 이사회에 제출한 검토 결과 보고서에 담긴 문장입니다. 주당 4만 8,000원, 시장가보다 약 40% 높은 가격이 제시된 거래였습니다. 그런데도 회사가 만든 검토 기구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중립을 권고했습니다. 가격이 높다는 것과 가격이 공정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뜻이었습니다.
10일 가비아 특별위원회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특별위는 맥쿼리자산운용의 가비아 공개매수 건에 대해 이사회가 중립 의견을 표명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공개매수는 특정 가격과 기간, 수량을 미리 정해 놓고 불특정 다수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는 절차입니다. 특별위는 이 거래의 공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가비아 이사회 안에 설치된 독립 기구입니다. 거래 목적 자체에는 부당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다만 찬성이나 반대 어느 쪽도 권고할 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특별위가 긍정적으로 본 대목도 있습니다. 공개매수 가격 주당 4만 8,000원은 공개매수 발표 당시 시장가 대비 약 40%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입니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넘기는 가격과 동일하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대주주만 웃돈을 받고 일반주주는 낮은 값에 넘기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특별위는 이 두 가지만으로 공정성이 입증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가격표가 같아도 거래가 끝난 뒤 양쪽이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일반주주는 주식을 팔면 그 투자가 끝납니다. 받는 돈이 전부이므로 가격이 높을수록 유리합니다. 기존 대주주는 다릅니다. 매각 대금 상당액을 다시 넣어 지분을 유지하고 경영에도 계속 참여하게 됩니다. 이때 공개매수 가격이 올라가면 인수 자금을 빌려 조달하는 비용, 즉 이자 부담과 재무 위험이 함께 커집니다. 그 부담은 거래가 끝난 뒤 지분을 들고 남아 있는 대주주에게 간접적으로 돌아옵니다. 결국 대주주가 일반주주만큼 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릴 유인이 부족해진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특별위가 짚은 '실질적 이해상충 구조'가 이 지점입니다.
이 문제의식은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가비아의 일반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와 미리캐피털이 줄곧 제기해 온 내용과 같습니다. 특별위 검토를 거쳤지만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이유는 자료의 공백이었습니다. 독립적인 외부 기관의 기업가치 평가나 공정성 의견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제3자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특별위는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특별위는 이사회에 한 가지를 조언했습니다. 명확한 결론은 유보하더라도, 관련 쟁점과 그 근거는 주주들에게 성실히 공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단을 내려주는 대신 판단할 재료를 주주에게 넘기라는 요구입니다. 이 권고가 공개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청약 마감일로 옮겨갔습니다. 얼라인파트너스와 미리캐피털 등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의 지분 합계는 44%에 달합니다. 이들의 참여 여부가 공개매수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관측됩니다.
공개매수 청약 마감일은 이달 17일입니다. 가비아 주주라면 이사회가 공개하는 쟁점과 근거를 확인한 뒤 판단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습니다. 특별위가 남긴 메시지는 가격의 높낮이가 아니었습니다. 시장가보다 40% 높은 가격이 제시됐고 최대주주 매각가와도 같았지만, 그 가격이 적정한지 검증할 외부 평가가 없다는 사실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매수 관련 조건과 절차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공개매수신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비아 특별위, 이사회에 공개매수 중립 의견 표명 권고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10/news-p.v1.20260910.bd6f3a1ef55b42baa9aff2b320340e1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