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선, 개미는 16조를 팔았다 “지금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변수는 결국 금리입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입니다. 2025년 6월 10일 코스피는 7,033.92로 장을 마쳤습니다. 전날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되찾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17.72포인트 밀렸습니다. 하루짜리 되돌림이 아니라, 7,000이라는 숫자를 두고 몇 주째 이어지고 있는 줄다리기입니다.
10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72포인트(0.25%) 내린 7,033.92로 마감했습니다. 하락폭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눈에 띄는 건 방향입니다. 하루 전인 6월 9일, 코스피는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탈환했습니다. 한 달 반 가까이 못 넘던 선을 되찾은 직후인데, 이날은 7,000선 위아래에서 등락만 반복했습니다. 올라간 것도 내려간 것도 아닌 상태로 하루가 지났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움직임을 보면 이 줄다리기가 더 선명해집니다. 개인은 6월 9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16조 8,356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그런데 10일 하루는 3,802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팔다가 하루 사고, 다시 지켜보는 흐름입니다. 원문은 이 매도세의 배경을 상반기 급등 이후의 조정에서 찾습니다. 오르는 구간에 들어갔다가 조정에서 손실을 겪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손절이나 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등이 곧 매도 기회가 되는 구간인 셈입니다.
이날 시장을 누른 요인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국제유가 급등, 미국 국채금리 상승, 그리고 파생상품 만기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유가 급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 수급 부담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겹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네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같은 날 몰리는 날입니다. 이날은 수급이 한쪽으로 쏠려 변동성이 커집니다. 연결 고리는 유가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자극받고, 물가가 높게 나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줄어듭니다. 황 센터장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가면 주식에 투자해야 할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졌다면 비중을 줄이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런데 증권가의 조언은 반대 방향입니다. 금리 변동성만을 이유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근거는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입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하락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가격대가 거의 전 영역에 걸쳐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윳돈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 가격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건을 함께 달았습니다.
전문가들의 말에서 공통으로 반복되는 건 종목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추격 매수보다, 이미 많이 오른 종목에서는 수익을 일부 확보하고 시장이 조정받을 경우 실적과 성장성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나눠 매수하는 방식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개인 매도세에 대한 해석도 갈리지 않았습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7,000 안팎에서 손절매와 위험 관리 목적의 매도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도체주가 추가로 상승하고 순환매까지 나타난다면 개인 매도세도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추세 자체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쪽입니다.
이번 주 시장의 방향을 가를 일정은 두 개입니다. 6월 11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그리고 6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입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동결·인하를 결정하는 회의입니다. 관건은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지 여부입니다. 예상을 넘으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고, 예상 수준에 부합하면 금리 고점을 가늠할 수 있어 시장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원문에 담긴 전망입니다. 7,000선을 되찾은 다음 날 다시 밀린 이날의 등락은, 그 답을 기다리는 시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건 지수의 방향이 아니라, 무엇이 그 방향을 정하는 변수인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