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뒤, 낮 시간을 맡길 곳이 없다 "2030년이 되면 발달장애인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서비스 양의 확보가 필요합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기자들 앞에서 한 말입니다. 발달장애인 지원의 핵심을 '제도'가 아니라 '양'이라고 짚은 발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발달장애인의 69.5%는 18~64세 성인입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낮 시간을 어디서 보낼지가 가장 큰 문제라는 뜻입니다.
10일 보건복지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에 따르면, 성인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 활동을 지원하는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현재 1만 5,000명에서 내년 2만 명으로, 2030년에는 3만 명까지 늘립니다. 지금의 두 배 규모입니다. 돌봄 필요성이 가장 큰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통합돌봄은 올해 2,340명에서 내년 2,760명으로 늘어납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제공기관은 2곳에서 5곳으로 늘어납니다.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을 함께 가리키는 말입니다. 2020년 24만 8,000명에서 지난해 28만 8,000명으로 5년 사이 4만 명 늘었습니다. 전체 장애인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9.4%에서 11.0%로 높아졌습니다. 전체 장애인 인구 안에서 발달장애인의 몫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는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2030년에는 33만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방안은 나이 구간별로 지원을 나눠 붙였습니다. 영유아·아동기에는 가족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쪽입니다. 장애아 양육지원 이용 시간은 올해 연 1,200시간에서 내년 1,320시간으로 10% 늘어납니다.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은 현재 2,008곳에 내년 80곳이 추가됩니다. 발달재활서비스 대상은 11만 명에서 11만 6,000명으로, 학령기 방과후활동서비스 대상은 1만 1,500명에서 1만 3,000명으로 확대됩니다. 성인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간입니다. 부모의 부재로 자립이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제공하는 24시간 1대 1 지원 서비스는 지금은 평일에만 운영됩니다. 이를 주말까지 확대합니다. 돌봄이 비는 지점이 주말이었다는 뜻입니다.
복지부 소관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은 2015년 40억 원에서 올해 4,880억 원으로 약 122배 늘었습니다. 내년 정부안에는 5,721억 원이 반영됐습니다. 범부처 관련 예산은 내년 2조 8,000억 원 규모로, 올해보다 15.9% 증액됩니다. 그런데도 서비스 대상 규모와 전체 인구 사이의 간격은 남습니다. 지난해 발달장애인은 28만 8,000명, 그중 69.5%가 성인입니다. 반면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은 현재 1만 5,000명이고, 2030년 목표치도 3만 명입니다. 같은 시점 발달장애인 전망치는 33만 5,000명입니다. 예산 증가율과 서비스 대상 확대 폭을 같은 것으로 읽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발표 자리에서 "2030년이 되면 발달장애인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서비스 양의 확보가 필요하다"며 "매년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방안에서 2030년까지의 목표치가 제시된 항목은 주간활동서비스입니다. 나머지 항목은 내년 목표치까지만 담겼습니다. 확대 폭이 매년 예산 편성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내년에 달라지는 항목은 숫자로 정리됩니다. 장애아 양육지원 1,200시간 → 1,320시간,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 2,008곳 → 80곳 추가, 발달재활서비스 11만 명 → 11만 6,000명, 방과후활동서비스 1만 1,500명 → 1만 3,000명, 주간활동서비스 1만 5,000명 → 2만 명, 최중증 통합돌봄 2,340명 → 2,760명, 긴급돌봄 제공기관 2곳 → 5곳입니다. 해당하는 항목이 있다면 내년 정원이 늘어나는 시점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은경 장관이 말한 '서비스 양'은 결국 이 숫자들입니다. 낮 시간을 맡길 곳이 몇 자리 더 생기느냐의 문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