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열흘 전, 오너가가 담보를 냈다 SLL중앙이 갚아야 할 공모채 350억 원의 만기는 2025년 6월 23일입니다. 기사가 나온 10일을 기준으로 열흘이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이 돈을 막을 자금줄이 정해졌다는 소식이 이날 투자은행 업계에서 나왔습니다. 조건이 하나 붙어 있었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중앙그룹 오너 일가가 개인 자산을 담보로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가 SLL중앙과 프랙시스샤토홀딩스에 총 1,050억 원을 투자합니다. 돈이 한 곳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SLL중앙이 새로 발행하는 전환사채 500억 원어치와, SLL중앙의 재무적투자자인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 프랙시스샤토홀딩스의 전환우선주 550억 원어치를 각각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전환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고,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우선주입니다. 즉 절반은 회사에 새 자금으로, 절반은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사는 대금으로 흘러갑니다.
SLL중앙이 놓인 자리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중앙그룹 관계사인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런데 SLL중앙 자신은 회생절차 대상이 아닙니다. 회사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콘텐트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관계사들의 회생절차 진행에도 정상기업으로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눈앞의 과제는 명확했습니다. 6월 23일 만기가 오는 공모채 350억 원입니다. 큐리어스의 전환사채 500억 원이 들어오면서 이 상환이 가능해졌고, 기존 채권금융기관의 만기도 연장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습니다.
큐리어스는 돈을 넣기 전에 네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SLL중앙의 재무구조와 사업경쟁력에 관한 약정 준수, 프랙시스 인수금융 대주단의 안정적 만기연장, 기존 SLL중앙 채권금융기관의 안정적 만기연장, 그리고 중앙그룹 오너 일가의 담보제공입니다. 이에 오너 측은 BGF리테일 상장주식 등 약 1,300억 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습니다. 투자금 1,050억 원보다 250억 원 많은 규모입니다. 큐리어스는 4,300억 원 규모 블라인드펀드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뒤 운용사가 투자처를 정하는 사모펀드입니다. 담보 확보와 구조화 설계로 안정성을 갖췄다는 것이 큐리어스 측 설명입니다.
1,050억 원 가운데 프랙시스로 가는 550억 원은 회사 운영자금이 되지 않습니다. 프랙시스는 보유 중인 전환우선주 550억 원어치를 매각하면서 그 대금 전액을 기존 인수금융 상환에 투입합니다. 빚을 진 쪽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차입금이 정리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유동성이 확충되면 SLL중앙의 정상 매각 추진이 가능해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투자 자체가 종착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경영권 매각이 성사될 경우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의 회생절차도 종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대로 매각이 진행되지 않으면 남는 과제는 그대로입니다.
큐리어스는 향후 회사의 인수합병 절차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내부수익률 약 10% 중후반을 시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내부수익률은 투자 기간을 감안한 연 단위 수익률 지표입니다. 회수 경로를 매각에 걸어둔 만큼, 오너가 담보와 대주단 만기연장을 선행 조건으로 묶은 이유도 여기서 읽힙니다. SLL중앙 측은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추가 유동성을 보강하고,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 이슈를 해소한 뒤 콘텐트 제작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수익성 위주로 매출채널을 다변화하고 기존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실적 안정성과 장기 수익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습니다.
이번 투자가 실제로 무엇을 바꿨는지는 두 가지 날짜와 절차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 6월 23일 만기인 공모채 350억 원이 예정대로 상환되는지입니다. 둘째, 프랙시스 인수금융 대주단과 SLL중앙 채권금융기관의 만기가 실제로 연장되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는 큐리어스가 투자 선행 조건으로 요구한 항목과 그대로 겹칩니다. 그리고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의 회생절차 종결은 SLL중앙 경영권 매각이 성사될 경우에 따라오는 결과로 전망된 것입니다. 오너 일가가 1,300억 원 담보를 내놓은 열흘 전의 결정이 어디까지 이어졌는지는, 이후의 매각 절차에서 드러날 부분입니다.
![SLL중앙·프랙시스, 1050억 조달…큐리어스, 오너家 1300억 담보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10/news-p.v1.20260703.e5d2cca2cdfa44c7af877e3a5959008d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