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장 건물에 원룸이 들어온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준공된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153곳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이 건물들의 평균 공실률은 43.5%였습니다. 열 곳 중 네 곳 넘게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시기 서울에서는 월세 매물이 부족해 세입자가 집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정부는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묶기로 했습니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정보통신업 등의 사업체가 한 건물에 모일 수 있도록 법에 따라 지은 산업용 건축물입니다. 과거에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습니다. 공실과 미분양이 많은 건물은 전체를 오피스텔 같은 준주택으로 바꿀 수 있게 하고, 일부 공간에는 원룸도 들어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준주택은 주택법상 주택은 아니지만 주거 목적으로 쓰는 시설로, 오피스텔과 기숙사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는 2023년 688건이었습니다. 2024년에는 1,564건, 2025년에는 3,876건으로 늘었습니다. 3년 만에 5배를 넘었습니다. 빈 공간은 특히 새 건물에 몰려 있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1,056곳의 2025년 5월 기준 공실률은 16.6%, 미분양률은 9.0%였습니다. 반면 2023~2025년 준공된 153곳은 공실률 43.5%, 미분양률 26.9%로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최근에 지은 건물일수록 비어 있습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45%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7월에 0.5% 상승했고, 월세 매물은 2022~2025년 평균보다 13%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월세 전환이 겹치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가 손댄 지점은 용도 규제입니다. 일반공업지역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2027년까지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30㎡ 미만 오피스텔로 전환하면 같은 기간 추가 주차장 설치 의무도 면제됩니다.
건물 일부만 주거로 쓰는 길도 넓어집니다. 이미 설립 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는 지원시설 비중을 2년간 한시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지원시설은 입주 기업과 종사자를 위해 여러 용도로 쓰는 부속 공간입니다. 산업단지 안과 수도권은 전체 면적의 30%에서 50%로, 비수도권은 50%에서 70%로 확대됩니다. 다만 신규 지식산업센터에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규제 완화가 추가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앞으로 지자체가 새 지식산업센터를 승인할 때는 주변 공실·미분양 상황과 상가 분양·임대시장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산업부 장관이 승인 전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절차도 만들 계획입니다.
지원시설에는 '프리미엄 원룸'도 허용됩니다. 창문과 욕실, 빌트인 가전·가구, 바닥난방을 갖춘 원룸으로,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거주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입니다. 공공이 직접 사들이는 방식도 함께 추진됩니다. 수도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공실 지식산업센터 등을 매입해 청년·신혼부부용 임대주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기한이 붙어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공업지역 지식산업센터의 오피스텔 전환과 소형 오피스텔 주차장 면제는 2027년까지, 지원시설 비중 확대는 2년 한시입니다. 비용 지원도 마련됐습니다. 프리미엄 원룸은 실당 800만 원, 오피스텔·기숙사는 호당 7,000만 원까지 연 3%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준주택 전환 사업자에게는 리모델링 후 예상 감정가의 60% 이내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상품도 준비됩니다. 세부 요건은 산업통상부와 관계부처 발표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열 곳 중 네 곳이 비어 있던 그 건물들이, 몇 년 뒤 누군가의 집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