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달러가 있다면, 한국 주식이 거론됐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1만 달러(한화 약 1,337만 원)가 있다면 어디에 넣겠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답변에 한국 증시가 올랐습니다. 3월 저점에서 6월 고점까지 약 90% 올랐다가 불과 몇 주 만에 35% 빠진 시장입니다. 함께 거론된 곳은 명품과 물이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한 조사 결과, 미국과 해외 시장을 통틀어 저평가와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곳으로 한국 증시가 언급됐습니다. 변동성은 크지만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에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올라탈 수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였습니다. 명품 관련 기업은 역발상 투자처로, 물 관련 기업은 장기 투자처로 각각 제시됐습니다. 세 곳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하나는 반도체 업황, 하나는 소비층 이동, 하나는 인프라 부족에 기대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의 지난 몇 달은 한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3월 저점에서 6월 고점까지 약 90% 오른 뒤, 몇 주 사이 35% 급락했습니다. 다만 최근 시장이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주가 조정과 기업 실적 개선이 함께 겹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밸류에이션은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에 비해 높은지 낮은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주가는 내려가고 이익은 올라갔으니, 같은 회사가 더 싸 보이게 된 국면입니다.
이유는 지수 구성에 있습니다. 한국 증시에서 비중이 큰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를 AI 시대의 골드러시에 곡괭이와 삽을 대는 기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금을 캐는 쪽이 아니라 도구를 파는 쪽이라는 뜻입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이어지는 한 반도체 수요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차입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명품주는 성장 둔화와 가격 결정력 약화 우려로 저평가돼 왔습니다. 그런데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게 아니라 소비 지역과 품목만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호텔·외식까지 합친 세계 명품 시장은 연간 약 1조 6,000억 달러 규모입니다. 미국·인도·동남아·중동에서 자산가가 늘며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흐름도 핸드백·시계에서 여행·호텔·웰니스 같은 경험으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물 관련 기업이 꼽힌 근거는 두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기후변화와 가뭄은 심해지는데, 인프라 투자는 수십 년째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세계 1인당 이용 가능 수자원은 1960년 이후 약 3분의 2 줄었습니다. 2030년에는 물 수요가 공급을 40% 웃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2040년까지 필요한 물 관련 투자액 13조 달러 가운데 약 7조 5,000억 달러가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관련 상장지수펀드로 인베스코 S&P 글로벌 워터, 퍼스트트러스트 워터, 인베스코 워터 리소시스를 함께 소개했습니다.
원문은 조건도 같이 적었습니다. 한국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계속된다는 전제 위에 놓여 있습니다. 높은 변동성은 투자자가 따로 감내해야 할 위험으로 꼽혔습니다. 명품 역시 소비의 약 40%를 초고액자산가가 차지하기 때문에 물가·금리가 올라도 소비 여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해석에 기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 가치와 유통망이 탄탄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세 곳 모두 "지금 싸다"가 아니라 "이 조건이 유지된다면 싸다"는 구조입니다. 메모리 수요, 초고액자산가의 소비 여력, 물 인프라 투자 공백이 각각의 조건입니다. 어떤 항목을 보든 전제 문장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1만 달러를 어디에 넣겠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세 개의 이름이었지만, 실제로 확인할 것은 그 이름에 붙은 조건입니다. 이 내용은 블룸버그통신이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물어 정리한 의견이며, 특정 상품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