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이번엔 미국산까지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10일(현지시간) 오전 8시 32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10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보다 4.3% 오른 배럴당 100.13달러에 거래됐습니다. 하루 만에 4% 넘게 오른 가격입니다. 이 상승은 특정 산유국의 감산 발표나 수요 급증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무력 충돌이 이달 들어 다시 격화한 결과입니다.
10일(현지시간) 오전 8시 32분 기준으로, 국제유가의 두 대표 지표가 동시에 뛰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10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4.3% 오른 배럴당 100.13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4.1% 오른 배럴당 105.38달러였습니다. 브렌트유는 세계 원유 거래의 기준으로 쓰이는 글로벌 벤치마크입니다. 두 지표가 나란히 오른 것은, 이번 상승이 미국 안쪽의 사정이 아니라 국제 공급 쪽에서 온 압력임을 보여줍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새로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다만 지난달만 놓고 보면 양측의 충돌은 비교적 잠잠한 상태였습니다. 국제유가가 지금처럼 100달러 선을 놓고 움직이던 국면도 아니었습니다. 흐름이 바뀐 것은 이달입니다. 미국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고, 유가는 고공행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브렌트유가 먼저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번에 WTI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이번 상승의 핵심은 '실제로 기름이 부족해졌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못 실어 나를 수 있는지'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통로로, 전 세계 원유 수송이 지나가는 주요 항로입니다. 이곳에서 유조선 격침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수송로가 막히면 산유량과 무관하게 원유가 시장에 도착하지 못합니다. 선물은 미래 특정 시점에 원유를 사고팔기로 미리 정하는 계약입니다. 그래서 공급 차질 우려는 실제 차질보다 먼저 가격에 반영됩니다.
시장이 지금 보는 것은 충돌의 세기보다 기간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사석에서 이란 전쟁이 대통령 임기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식 발표나 확정된 방침이 아니라, 사석 발언에 대한 보도라는 점은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다만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커집니다. 단기 충돌이라면 재고로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라면 수송로 자체의 불확실성이 계속 남습니다.
뉴스에서 본 유가 숫자가 서로 다르다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이날 WTI는 100.13달러, 브렌트유는 105.38달러로 약 5달러 차이가 났습니다. WTI는 미국 텍사스산 원유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한 가격이고, 브렌트유는 북해산 원유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한 가격입니다. 어느 지표를 말하는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두 숫자 모두 오늘 시장에 나와 있는 기름값이 아니라, 앞으로 인도받을 원유의 가격입니다. 이번 상승분이 이미 계약된 물량이 아니라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값이라는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