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코스피는 7,051.64로 장을 마쳤습니다. 하루 만에 97.12포인트, 1.40% 오른 수치입니다. 종가가 7,000선을 넘은 것은 7월 23일 이후 33거래일 만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5거래일 동안 16조 원 넘게 팔고 나갔습니다. 파는 쪽이 이렇게 많았는데 지수가 오른 이유는, 그 물량을 받아낸 쪽이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10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7.12포인트(1.40%) 오른 7,051.6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7,000선을 웃돈 것은 7월 23일 이후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나온 10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른바 '네 마녀의 날'입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한날에 겹치는 날로, 만기 청산 물량이 몰리며 하루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7,000선은 단번에 넘은 숫자가 아닙니다. 코스피는 8월 18일 장중 7,200선을 터치하고도 6,869선까지 밀려 마감했습니다. 9월 7일과 8일에도 장중 7,000선 진입을 시도했지만 매물 벽에 부딪혀 잇따라 밀려났습니다. 그 벽의 정체는 개인 매물이었습니다. 개인은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4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은 매일 2조 원 이상을 팔았습니다. 4거래일 연속 개인 2조 원대 순매도는 올해 첫 기록입니다.
3일부터 9일까지 개인이 쏟아낸 순매도액은 총 16조 8,362억 원입니다. 이 물량은 세 주체가 나눠 받았습니다. 기타법인이 6조 7,484억 원, 기관이 5조 9,034억 원, 외국인이 3조 2,293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기타법인 매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중심입니다. 같은 주식의 보유 주체가 개인에서 기관·외국인·법인으로 넘어간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수급의 '질적 손바뀜'이 진행됐다고 봅니다.
'네 마녀의 날'은 흔히 하락 신호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최근 통계는 다릅니다. 2023년 9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2차례 치러진 코스피200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가운데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한 날은 2일에 그쳤습니다. 12차례의 평균 등락률은 0.74% 상승이었습니다.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의 선물 수급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하락 일변도로 보기 어려운 근거로 꼽힙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장세는 개인 매물을 스마트머니가 소화하며 저점을 높여가는 계단식 반등의 중반부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같은 발언에서 그는 "중동 에너지 공급 불안과 무역 갈등 등 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변수가 상존해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 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둔 단기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수급과, 지수를 흔들 수 있는 대외 변수가 아직 함께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일주일 사이 지수 변동의 배경이 될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10일 밤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와 장기 국채 재매입 규모, 11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오라클 실적,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이 내놓는 제품의 출고 가격 흐름을,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7,000선을 되찾은 힘이 개인 매물을 받아낸 기관·외국인·법인의 수급이었다면, 그 수급이 이 일정들을 지나서도 유지되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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