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일,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기업 명단 하나가 올라옵니다.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된 상태가 길게 이어진 회사들입니다. 이 명단은 거래소 홈페이지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증권사 모바일 주식거래 앱에도 관련 표시가 함께 붙습니다. 투자자가 종목 화면에서 바로 보게 되는 정보가 하나 늘어나는 셈입니다.
한국거래소는 10월 11일 저PBR기업 첫 공표를 앞둔 준비 일정을 밝혔습니다. PBR은 주가순자산비율입니다.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된 상태를 뜻합니다. 거래소는 시장·업종별로 반기 PBR을 산출합니다. 누적 3년간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 공표 대상입니다. 첫 명단 공개일은 11월 2일입니다. 기준이 시장별로 다른 점이 눈에 띕니다. 코스닥은 하위 10%로, 코스피 하위 25%보다 좁게 잡혀 있습니다.
일정은 한 달 안에 몰려 있습니다. 먼저 10월 14일 PBR 조회서비스가 시작됩니다. 상장사는 상장공시제출시스템에서 최근 6개 반기의 자사 PBR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기 6개는 3년치입니다. 공표 기준과 같은 기간입니다. 설명회는 10월 18일까지 진행됩니다. 그리고 10월 22일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기한입니다. 조회로 확인하고, 설명회에서 방법을 듣고, 기한 안에 공시하는 순서입니다. 첫 공표 이후에도 공개는 계속됩니다. 거래소는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에 저PBR기업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제재가 아닙니다. 거래소는 주가 저평가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동 방식은 공개입니다. 명단은 거래소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증권사 모바일 주식거래 앱에도 표시가 붙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자가 보는 화면에 표시가 남는 구조입니다. 반기마다 PBR을 다시 산출하고 3년을 누적해 보는 방식이라, 한 분기의 주가 등락으로 대상이 갈리지는 않습니다.
기준에 걸리면 무조건 명단에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10월 22일까지 PBR 개선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1년 동안 저PBR기업 공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이 특례에는 한계선이 있습니다. 시장·업종별로 누적 6년간 하위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3년 기준에 걸린 기업에는 공시라는 선택지가 있지만, 저평가가 6년간 누적된 기업에는 그 선택지가 없습니다. 계획을 내놓으면 한 해를 벌 수 있고, 그 유예에도 끝이 있다는 설계입니다.
거래소는 10월 18일까지 서울, 대구, 부산, 판교, 대전, 광주 등 6개 권역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역 상장기업 대상 찾아가는 설명회'를 엽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책임자와 담당자 약 600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설명회에서는 제도 개선 사항과 공시 작성 방법을 안내합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저PBR기업 가치 제고 방안 발표와 기업별 1대1 면담도 함께 진행됩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저PBR·고배당·특례상장에 해당하는 기업이 제도 개선 내용을 이해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11월 2일 이후 주식 앱에서 보게 될 표시의 뜻을 알아두면 됩니다. 그 표시는 시장·업종별 반기 PBR이 누적 3년간 하위 구간에 있었다는 집계 결과를 알리는 것입니다. 동시에 명단에 없다는 것이 저PBR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10월 22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1년간 공표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명단과 함께 그 기업이 계획을 공시했는지 확인해야 그림이 맞춰집니다. 명단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에 갱신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