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판과 약식기소 등을 두고 지휘부와 상의했지만, 기소 의견은 관철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서부지검 수사팀 관계자가 서울경제신문 취재에서 밝힌 말입니다. 수사팀이 징역 8개월을 구형하겠다고 올린 사건은 결국 법정에 가지 않았습니다. 대상은 지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씨입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수사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8월께 대검찰청에 징역 8개월 기소 의견을 올렸습니다. 수사팀이 파악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김 후보자가 지인 양모 씨의 부탁을 받아,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약 개발사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을 빠르게 처리해 달라는 청탁을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그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받기로 한 사실도 수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합니다.
의견서가 올라간 다음 달인 2024년 9월, 대검 지휘부가 교체됩니다. 그 뒤 12월 최종 처분까지 수사팀은 정식 재판에 넘길지, 기소유예로 끝낼지를 두고 지휘부와 계속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종 처분은 제넨셀 창업주 강모 씨의 1심 판결이 나오고 8일 뒤인 2024년 12월 27일 내려졌습니다. 결론은 기소유예였습니다. 기소 의견이 올라간 시점부터 약 넉 달이 걸린 셈입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끝내는 처분입니다. 전과 기록은 남지 않습니다. 수사팀이 함께 검토했던 구공판은 피의자를 정식 재판에 넘기는 방식으로, 법정에서 심리를 거칩니다. 약식기소는 재판 없이 벌금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세 갈래 가운데 법정 심리를 거치지 않고, 벌금도 남지 않는 쪽이 선택된 것입니다. 수사팀이 낸 의견과는 가장 거리가 먼 결론이었습니다.
표면적 근거는 강 씨의 1심 판결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심사절차를 생략하는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처분이 내려진 시기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계엄 선포(12월 3일)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 가결(12월 14일) 이후였습니다. 대검 내부에서는 수사팀의 기소 의견을 두고 "문제가 생긴다"는 취지의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검은 기소를 주장하는 수사팀에 기소유예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대검 지휘부의 입장은, 기소유예 처분이 강 씨의 1심 판결 결과에 따른 정당한 지시였다는 것입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처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였던 김 후보자 등 정치권을 의식한 처분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외압이나 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당시 대검 관계자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문제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 씨 판결에 따른 기소유예 결론에도 수사팀이 받아들이기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을 아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은 무혐의와 다릅니다. 검사가 혐의를 인정한 뒤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에게 적용된 처분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사팀의 기소 의견이 어떤 경위로 기소유예로 바뀌었는지, 다른 하나는 강 씨의 1심 판결이 그 판단에 실제로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입니다. 인사청문회는 "기소 의견은 관철되지 않았다"는 수사팀의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