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을 벗어난 RNA, 뇌와 지방으로 향한다 전임상에서 siRNA가 뇌의 깊은 부위까지 도달해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습니다. 올릭스가 최근 확인한 결과입니다. 같은 회사는 비만 치료제 후보 'OLX501A'에서 내장지방이 줄어드는 효과도 확인했습니다. 뇌와 지방은 그동안 약물을 실어 보내기 어려운 조직으로 꼽혀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도는 한 회사만의 일이 아닙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RNA 치료제 콘퍼런스 'RNA World 2026'에서 간과 간 외 질환을 대상으로 한 RNA 간섭 플랫폼 기반 전임상·임상 성과를 발표합니다. 발표에 앞서 확인된 결과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siRNA가 뇌의 깊은 부위에서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다는 전임상 결과, 다른 하나는 비만 치료제 후보 OLX501A의 내장지방 감소 효과입니다. 두 결과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이 아닌, 그 앞 단계인 전임상에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같은 방향의 움직임이 올해 잇따랐습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는 올해 RNA 치료제 기업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를 12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애비디티는 항체에 RNA 조각을 붙여 골격근으로 보내는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올해 중국·홍콩 등 중화권을 제외한 비만 치료제 후보 'SA030'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최대 10억 달러 규모로 도입했습니다. 기술을 사들이는 쪽이 겨냥한 조직은 간이 아니라 근육과 지방이었습니다.
RNA 간섭은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게 막는 기술입니다. 우리 몸은 유전자 정보를 mRNA라는 지시문으로 옮겨 적은 뒤 단백질을 만듭니다. siRNA는 이 지시문을 분해해 질병 단백질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문제는 전달이었습니다. 이 약을 원하는 조직까지 보내는 일이 어려워 개발은 비교적 접근이 쉬운 간에 집중돼 왔습니다. 애비디티가 쓰는 항체·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처럼 목적지를 찾아가는 운반체가 붙기 시작하면서 근육·지방·뇌가 후보에 올랐습니다.
전달 문제가 풀리는 것처럼 보여도 개발 단계는 아직 앞쪽에 있습니다.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앨나일램의 '미벨시란'은 뇌아밀로이드혈관병증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입니다. 비만 영역에서 애로우헤드의 지방조직 표적 후보 'ARO-ALK7'은 임상 1·2a상, 중국 시란바이오의 SA030은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이번에 언급된 간 외 조직 후보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에 들어간 것은 애비디티의 신경근육질환 치료제 '델조타' 한 건입니다.
시장조사기관 투워즈 헬스케어는 글로벌 RNAi 치료제 시장이 2024년 약 15억 달러에서 2034년 약 5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0년 사이 3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 전망의 근거는 새로운 약이 나왔다는 사실이 아니라, 손댈 수 있는 질병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에 있습니다. 간 질환에 머물던 적용 대상에 신경근육질환, 뇌혈관질환, 비만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는 시장조사기관의 추정치이며, 각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RNA 치료제 소식을 볼 때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어느 조직을 겨냥하는지입니다. 간인지 간 외 조직인지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둘째, 무엇으로 실어 보내는지입니다. 항체를 붙였는지 같은 전달 기술이 핵심입니다. 셋째, 지금 몇 단계인지입니다. 전임상과 임상 1상, 승인 절차는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뇌 깊은 부위에서 유전자가 꺼졌다는 올릭스의 결과는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