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쿼드자산운용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한 집합투자업 인가를 신청했습니다. 집합투자업 인가는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가 내주는 허가입니다. 앞으로 금감원 심사와 금융위 심의를 거쳐야 인가 여부가 정해집니다. 아직 받은 것이 아니라 신청한 단계입니다. 쿼드운용은 2009년 설립된 독립계 운용사입니다. 오를 종목은 사고 내릴 종목은 빌려 파는 롱쇼트 전략의 헤지펀드에서 출발해, 주주로서 기업에 목소리를 내는 행동주의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운용자산은 4조 6,789억 원입니다. 5년 전 8,889억 원과 비교하면 5배가 넘습니다.
장기투자 '명가'로 불리는 라이프자산운용은 올 7월 공모 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았습니다. 사모시장에서 검증한 행동주의·가치투자 전략을 일반투자자용 공모상품으로 넓힐 계획입니다. 자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계획은 당장 없습니다. 이런 흐름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5년 전문사모운용사의 진입 문턱이 낮아진 뒤 성장한 운용사들이 업력을 쌓았고, 2019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공모운용사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에는 VIP·DS·더제이운용이 잇따라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신규 진입은 주춤했지만, 공모펀드가 가파르게 커지자 다시 시선이 돌아온 것입니다.
후발주자도 대기 중입니다. Sh수협자산운용은 연내 공모 하우스 전환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환 이후에는 수협은행 판매망을 활용해 개인 대상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아샘자산운용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 진입을 염두에 두고 공모 전환을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잡았습니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반면 공모 라이선스가 있으면 은행·증권 창구와 연금 계좌를 통해 고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운용 역량은 그대로 두고 고객의 범위만 바꾸는 선택입니다.
유인은 성장 기대만이 아닙니다. 2025년 2분기 전체 자산운용사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사모운용사의 47.9%는 적자를 냈습니다. 공모운용사 77곳의 적자 비율이 14.3%에 그친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익은 늘었지만 그 이익이 고르게 퍼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일정 수준의 운용자산과 성과를 확보한 운용사에게 공모 라이선스는 고객과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통로가 됩니다. 남는 쪽과 남지 않는 쪽이 갈리는 구간에서 나온 움직임입니다.
다만 공모시장이 더 편한 곳은 아닙니다. ETF를 중심으로 대형사 쏠림이 뚜렷하고, 상품 경쟁과 보수 경쟁도 심해진 상태입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사모에서 쌓은 운용 역량과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대중적인 상품으로 구현해 차별화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상품 이름에 붙은 브랜드가 곧 운용 주체는 아닙니다. 2024년 나온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가 그런 경우입니다. 라이프운용이 투자자문을 전담했지만 실제 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았습니다. 익숙한 운용사 이름이 보인다면, 그 회사가 직접 운용하는지 자문만 하는지를 상품 설명서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인가 신청은 인가가 아닙니다. 쿼드운용은 금감원 심사와 금융위 심의를 앞두고 있고, 수협운용과 아샘운용은 전환을 검토·추진하는 단계입니다. 석 달 새 192조 원이 몰린 공모시장에 새 이름들이 등장할 예정이지만, 그 시점과 상품 형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