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다음달부터 판매자들의 상품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방침입니다. 그동안 쿠팡의 역할은 인플루언서 등 쿠팡 파트너스가 만든 영상의 유통을 지원하는 데 있었습니다. 다음달부터는 유통을 넘어 제작 영역까지 사업 범위가 넓어집니다. 남이 만든 영상을 걸어주던 플랫폼이 직접 카메라를 드는 셈입니다.
영상 강화는 홈쇼핑업계가 한발 앞서 있습니다. GS샵은 2023년 말 홈쇼핑업계 최초로 짧은 영상 서비스 '숏픽'을 선보였습니다. 초기에는 담당자 1명이 하루 평균 6개의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GS샵의 활성 숏픽 콘텐츠는 1700개를 넘어섰습니다. 롯데홈쇼핑도 '숏핑'을 활용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같은 흐름이 홈쇼핑에서 시작돼 대형 이커머스로 넘어온 것입니다.
유통업계가 짧은 영상을 늘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제작이 쉽고,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검색해서 찾아온 사람만 상대하던 판매 방식과 다릅니다. 구매 계획이 없던 소비자에게도 상품을 노출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는 구매와 연결되는 짧은 영상 시장이 지난해 652억 달러에서 2036년 3795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체 자체 전망치이며, 확정된 수치는 아닙니다.
콘텐츠를 늘리려면 사람을 더 뽑아야 한다고 보기 쉽습니다. GS샵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지난해 10월 인공지능을 도입한 뒤, 담당자 1명이 만들 수 있는 영상이 하루 최대 15개로 늘었습니다. 도입 전 하루 평균 6개와 비교하면 2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제작 부담이 줄어든 만큼 영상을 계속 늘리는 선택이 가능해진 구조입니다.
CJ온스타일은 공연 등 예능형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이나믹 듀오, 김창옥 등과 협업한 공연·예능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다시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해 고객 유입과 상품 판매를 함께 끌어올리는 방식입니다. 올해 상반기 외부 짧은 영상을 통해 들어온 모바일 앱 순방문자는 전년 동기 대비 2.7배, 모바일 주문액은 3.2배 늘었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K팝이나 예능, 캐릭터·스포츠 등 분야와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이를 구매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앱에서 무심코 넘겨보는 짧은 영상은 이제 예고편이 아니라 매장입니다. 영상 안에 상품이 붙어 있고, 그 상품은 내가 검색한 적 없는 물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제 전에 영상 밖에서 상품명과 가격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을 보고 있었다면, 그 화면은 공연장이면서 동시에 판매대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