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뒤집힌 YTN 지분 29.99% 2023년 9월,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매각주관사 관계자가 산업통상자원부에 불려 갔습니다. 이들이 협의를 거쳐 정해둔 YTN 매각 지분은 29.99%였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숫자는 30.95%로 바뀌었습니다. 하루 전,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산업부에 전량 매각을 요구한 뒤였습니다.
14일 감사원이 공개한 '공공기관 자산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는 2023년 YTN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매각주관사와 협의를 거쳐 두 기관 보유 지분 30.95% 가운데 29.99%만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은 같은 해 9월 한전KDN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YTN 지분을 전량 매각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산업부는 다음 날 한전KDN·마사회·매각주관사 관계자를 불러 두 기관 보유 지분을 동시에 전량 매각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두 기관은 기존 결정을 뒤집고 30.95%를 전부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순서를 다시 놓아보면 흐름이 분명해집니다. 먼저 두 기관과 매각주관사의 협의가 있었고, 그 결과로 공동 매각 협약이 체결됐습니다. 여기서 정해진 매각 지분이 29.99%입니다. 그다음이 2023년 9월 이 전 위원장의 요구, 그 하루 뒤가 산업부의 지시, 그 뒤가 두 기관의 결정 변경입니다. 감사원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체결된 공동 매각 협약이 이 과정에서 뒤집혔다고 봤습니다.
남겨둔 0.96%는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방송법은 대기업 등이 방송사 지분을 30%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30.95%를 한 번에 내놓으면 이를 그대로 사들일 수 있는 후보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29.99%로 끊어 팔면 상한에 걸리지 않아 살 수 있는 쪽이 넓어집니다. 두 기관이 매각주관사와 협의해 29.99%를 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잠재적 매수자를 넓히려는 취지였다는 것이 감사원이 확인한 내용입니다.
감사원이 문제로 본 것은 매각 자체나 가격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절차를 밟아 만들어진 결정이 외부 요구로 하루 만에 바뀐 과정입니다. 감사원은 방통위와 산업부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체결된 공동 매각 협약을 뒤집도록 해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자율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량 매각 요구가 나온 곳이 방송사 지분 규제를 소관하는 방송통신위원회였다는 점도 이 판단의 배경에 놓여 있습니다.
조치는 기관과 개인으로 나뉘었습니다. 감사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주의를 요구하고 이 전 위원장과 당시 산업부 차관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참고 자료를 송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독립 수사기관입니다. 주의 요구는 기관을 향한 조치이고, 두 사람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참고할 자료를 보내는 데까지 진행됐습니다.
감사원이 개인에 대해 취한 조치는 '수사 참고 자료 송부'입니다. 고발이나 기소와는 다른 단계이고, 혐의가 확정된 상태도 아닙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공수처가 이 자료를 어떻게 판단하느냐, 그리고 주의를 요구받은 두 기관이 같은 방식의 개입을 막을 절차를 두는지입니다. 2023년 9월의 그 회의는 하루 만에 29.99%를 30.95%로 바꿔놓았습니다. 감사원은 그 하루가 절차를 건너뛴 시간이었다고 기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