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여섯 달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고받은 신약 기술 계약은 1,440억 달러 규모였습니다. 이 가운데 항체약물접합체 분야에 121억 달러, RNA 계열에 131억 달러가 걸렸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이 이 두 분야에서 맺은 기술수출 계약은 0건입니다. 시장이 가장 빠르게 커진 곳에, 한국 이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2026년 9월 13일 서울경제신문은 국가신약개발재단이 매달 정리하는 '신약 개발 관련 주요 라이선싱·파트너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2026년 1~6월 집계된 글로벌 주요 기술 거래는 120건, 1,440억 달러였습니다. 라이선싱은 자기가 개발한 기술을 다른 회사에 팔거나 빌려주는 계약을 말합니다. 1,440억 달러는 계약 규모가 공개된 건만 더한 수치입니다. 금액을 밝히지 않은 거래는 여기에 빠져 있습니다.
같은 자료로 본 2025년 상반기는 104건, 818억 달러였습니다. 1년 사이 건수는 15%, 금액은 76% 늘었습니다. 계약 수보다 계약 몸값이 훨씬 빠르게 뛴 셈입니다. 가장 큰 몫은 항체 치료제 계열이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 24건·309억 달러에서 2026년 상반기 36건·636억 달러로 커졌습니다. 상반기 전체 거래 금액 1,440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가 항체 계열 한 곳에 몰렸습니다.
항체 계열 안에서도 항체약물접합체가 눈에 띕니다. 항체약물접합체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만든 항암제입니다. 계약 건수는 2025년 상반기 8건에서 2026년 상반기 7건으로 오히려 한 건 줄었습니다. 그런데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에서 121억 달러로 246% 늘었습니다. 거래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한 건에 매겨지는 값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입니다.
RNA 계열도 주요 거래 분야로 올라왔습니다. RNA 치료제는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을 조절해 병의 원인 단계에 개입하는 방식입니다. 2025년 상반기 11건·62억 달러였던 계약이 2026년 상반기 13건·131억 달러로, 건수는 18%, 금액은 111% 이상 늘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 항체와 저분자 계열에 이어 3위입니다. 반면 국내 기업의 항체약물접합체·RNA 기술수출은 2026년 상반기 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자료에는 그 이유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빅파마들이 후속 제품 개발을 위한 새로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을 빠르게 개발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특허가 풀리면 복제약이 들어오고 원 개발사의 매출은 줄어듭니다. 그 빈자리를 메울 다음 제품을 밖에서 사 오는 흐름이 지금의 기술 거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집계의 원자료는 국가신약개발재단이 매달 공개하는 라이선싱·파트너십 자료입니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방향을 확인하려면 계약 건수보다 계약 규모와 모달리티 구성을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건수가 줄어도 금액이 뛴 항체약물접합체가 그 예입니다. 여섯 달 동안 1,440억 달러가 오간 시장에서 한국 이름이 걸린 항체약물접합체·RNA 계약은 아직 한 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