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검토 중인 금액은 약 100억 달러입니다. 앤트로픽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엔비디아를 포함해 최대 1000억 달러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이때 평가받기를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약 2조 달러, 약 2700조 원입니다. 다만 이는 확정된 공모 조건이 아니라 앤트로픽 측이 기대하는 수준입니다. 엔비디아의 투자도 아직 검토 단계입니다.
앤트로픽과 엔비디아의 관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5년 11월 엔비디아는 앤트로픽에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시기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칩을 쓰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컴퓨팅 자원을 300억 달러 규모로 사겠다고 했습니다. 기업가치 흐름도 빠릅니다. 앤트로픽은 2026년 5월 650억 달러를 조달하며 투자 후 기업가치 9650억 달러, 약 1300조 원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때 인정받은 값과 지금 기대하는 2조 달러 사이의 간격이 약 넉 달 만에 벌어진 셈입니다.
엔비디아가 맡게 될 자리는 앵커 투자자입니다. 공모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물량의 일정 부분을 인수하기로 미리 약정하는 기관투자가를 말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상장 전에 큰 수요를 확보하는 장치입니다. 선례도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아마존은 반도체 설계기업 암의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스페이스X에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에만 기대고 있지 않습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클로드 수요가 늘면서 연산 능력 여력이 빠듯해졌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은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칩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6년 4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에 10년간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아마존이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 칩 트레이니엄2를 100만 개 이상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투자 검토자와 대체 공급망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소수 주주 그룹에 조정 영업이익이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순이익이 아니라 일부 항목을 조정한 뒤의 수치입니다. 매출 증가 속도는 가파릅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배 늘어난 115억 달러였고, 7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은 650억 달러였습니다. 지난해 말 90억 달러에서 늘어난 수준입니다. 총마진은 8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아마존 등 유통 파트너와 나눈 수익과 모델 학습 비용을 반영하기 전 기준입니다.
조이 브룩하트 새미애널리시스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이 연말 1200억 달러, 내년 말에는 그 3배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그는 인공지능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요구에 대해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경쟁사가 격차를 좁히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금을 빠르게 쓰는 것과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같은 방향에 놓여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흑자 발표도 공격적인 현금 소진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기업가치 수치를 볼 때는 '인정받은 값'과 '기대하는 값'을 나눠 읽는 것이 안전합니다. 앤트로픽이 실제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026년 5월 조달 당시의 9650억 달러이고, 2조 달러는 아직 기대치입니다. 엔비디아의 100억 달러도 확정이 아니라 검토 단계입니다. 이익 수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정 영업이익'은 어떤 항목을 조정했는지에 따라 뜻이 달라지므로, 조정 전 기준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하루 안에 나온 13조 원과 흑자라는 두 소식은, 아직 상장 전 단계에서 오간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