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2주, 코스피는 1.32%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건설은 9.44% 올랐습니다. 일곱 배 넘는 차이입니다. 반도체도, 자동차도 아니었습니다. 한동안 국내 수주 부진 이야기만 나오던 업종이, 갑자기 상승률 1위가 됐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달 1~11일 'KRX 건설' 지수는 9.44% 올랐습니다. KRX가 산출하는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32% 상승했습니다. 개별 종목도 일제히 강세였습니다. 현대건설이 9.41%, 대우건설이 9.35%, 삼성E&A가 8.28%, GS건설이 6.06% 올랐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해외에서 대형 공사를 수행해 본 회사들입니다.
이번 상승의 동력은 국내 분양이나 재건축이 아닙니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사업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정부는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 사업의 전체 사업비는 223억 달러, 텍사스 남부 라살카운티에 6.3GW 규모 발전단지를 짓는 계획입니다. 1단계로 1.3GW 단순주기 발전소를 세운 뒤, 2~6단계에서 각각 1GW 규모 복합화력발전소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한 번에 끝나는 공사가 아니라 단계별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기대를 키운 건 발전소 하나가 아닙니다. 대미 투자 최종 합의안에는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을 추진하는 방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발전소에 원전까지 더해지자, 해외 대형 플랜트 경험이 있는 대형 건설사로 수주 기대가 몰렸습니다. 규모가 큰 공사일수록 수행 실적을 갖춘 회사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지수 상승률 1위라는 결과는 이 기대가 2주 사이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다만 확정된 계약은 아직 없습니다. 원전 8기 건설 방향은 구체적인 발주나 사업자 선정이 아니라, 큰 틀을 정해두는 프레임워크 성격에 가깝다고 전해졌습니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역시 정부가 첫 사업으로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사업비 223억 달러라는 숫자는 사업 전체 규모이고, 이 가운데 국내 건설사가 가져갈 금액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기대가 먼저 움직였고, 계약서는 뒤에 있습니다.
증권가에서 확인하라고 말하는 지점은 '얼마짜리 사업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참여하느냐'입니다. 국내 건설사가 미국 현지 업체와 공동으로 EPC를 맡는지, 사업을 총괄하는 주간사 역할을 하는지, 기자재를 직접 구매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수주액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EPC는 설계와 자재 조달, 시공을 묶어서 맡는 방식입니다. 맡는 범위가 넓으면 매출로 잡히는 금액은 커지지만, 책임과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하나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쪽 수혜 가능성에 주목하며, DL이앤씨의 올해 하반기 데이터센터 수주액을 2조 원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원전에 대해서는 위험을 안고 사업을 이끌 사업주가 나타나는 시점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를 냈습니다.
9.44%라는 상승률은 아직 계약이 아니라 방향에 대한 기대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확인할 것은 '몇 조 원 규모'라는 표현보다 계약 주체와 참여 범위입니다. 국내 건설사가 주간사인지 하도급인지, 기자재를 직접 사는지 여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입니다. 발전소·원전 관련 공시는 각 회사 전자공시(DART)와 한국거래소 공시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주 만에 오른 9.44%가 무엇을 반영한 숫자였는지는, 첫 계약서가 나온 뒤에 드러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