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하루 만에 상한가, 임상은 없었다 2021년 1월, 한 바이오 기업이 "인도에서 실시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에 투자한 상장사 필룩스의 주가는 발표 하루 만에 상한가로 직행했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인도의 공식 임상 기록을 조회했을 때, 그 승인 절차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쟁점이 된 회사가 이 회사입니다.
15일 신동욱 의원실이 입수한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제넨셀은 2020년 6월께부터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 ES16001이 인도 규제기관인 중앙의약품 표준관리국의 임상 2상·3상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금감원은 인도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공식 등록·조회할 수 있는 기관인 임상시험 등록기관에서 관련 내역을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허위·과장 정보였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입니다.
시간순으로 보면 흐름이 드러납니다. 2020년 6월께부터 승인 진행 홍보가 시작됐고, 2020년 9~12월 임상시험 한 건이 실제로 이뤄졌습니다. 이어 2021년 1월 인도 임상 2상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나왔고, 필룩스 주가는 하루 만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금감원은 이 일련의 허위·과장 홍보가 투자사인 필룩스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은 임상의 성격입니다. 2020년 9~12월에 이뤄진 그 한 건은 ES16001을 코로나 치료에 보조제로 쓸 때의 효능을 평가하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목적은 코로나19 치료제 허가가 아니라, 인도 전통 의학에 기반한 천연물 의약품 분류인 아유르베다로 지정받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이 신약은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의 승인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는 것이 금감원 확인 내용입니다.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홍보가 성립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금감원은 당시 배상윤 KH그룹 회장에게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필룩스의 모기업이 KH그룹입니다. 그러나 배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비리, 주가 조작 등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국외로 도피했습니다. 혐의가 적용됐다는 사실과, 그 혐의가 법원에서 확정됐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현재까지는 앞쪽만 존재합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이 치료제 승인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저는 문과다. 치료제에 대한 성능이라든가 그런 것을 제가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험 결과 조작 논란에 대해서는 "그걸 제가 알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검찰이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로부터 시작된 로비 의혹이 권력형 주가 조작 게이트로 번져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KH그룹 관계자는 주가부양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과거 서울남부 지검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및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으나, 어떠한 형사 처분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임상시험은 조회가 됩니다. 인도의 임상시험 등록기관처럼 각국은 진행 중인 임상을 등록·공개하는 창구를 두고 있고, 금감원도 바로 그 방법으로 홍보와 기록을 맞춰봤습니다. "승인 진행 중"이라는 문구는 회사 발표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어떤 기관에서, 어떤 목적의 임상으로 등록됐는지가 다릅니다. 2021년 1월 그 발표 하루 뒤 상한가를 산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등록 기록이었습니다. 김 후보자는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보신 분들은 제가 만약에 장관이 된다면 맨 먼저 만나겠다"고 말했습니다.
(2026-09-15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