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 1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86명(85%)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FOMC는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체이고, 25bp는 0.25%포인트를 뜻합니다. 예상대로라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3.50~3.75%에서 3.75~4.00%로 높아집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주 같은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다수 의견이 반대편으로 옮겨간 셈입니다. 로이터는 FOMC 직전에 전망이 이만큼 크게 바뀐 것은 2024년 9월이 마지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25bp 인하가 예상됐지만 연준은 실제로 50bp를 내렸습니다. 회의 직전의 전망과 실제 결정의 폭이 달랐던 기록이기도 합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의 시선이 걸린 쪽은 전월 대비 수치였습니다. 8월에는 한 달 전보다 0.4% 올라, 7월 상승률 0.1%보다 오름폭이 네 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1년 전과의 비교는 물가의 누적된 수준을 보여주지만, 전월 대비는 지금 이 순간의 속도를 보여줍니다. 그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시장 전망에 부합했습니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예상치 0.2%를 웃돌았습니다. 가격 변동이 심한 두 품목을 걷어내고도 오름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상승률도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사는 이란 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가 뛴다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준이 동결할 경우 오히려 국채금리가 더 가파르게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물가 대응 의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5%를 넘어섰습니다. 10년물이 5%를 웃돈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스콧 앤더슨 BMO캐피털마켓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매파적 발언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이 훨씬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금리 경로를 제시한 이코노미스트 70명 가운데 37명(약 53%)은 내년 3월 말까지 최소 한 차례의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앞선 설문에서는 56%가 현 수준의 금리 유지를 내다봤습니다. 스티븐 주노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금리를 올리지 않으려면 경제지표가 매우 부진해야 하는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었다"며 "하지만 그런 지표는 나오지 않았고 뒤이어 예상보다 강한 물가 보고서까지 발표됐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숫자는 모두 이코노미스트 설문 결과이고, 연준의 결정은 아닙니다. 전망이 일주일 만에 뒤집힌 근거는 두 개였습니다.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0.3%)이 예상치(0.2%)를 웃돌았다는 점, 그리고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도 같은 방향일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앞으로 나올 물가 지표에서 이 '전월 대비' 항목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다음 전망의 분기점입니다. 스웡크의 표현대로, 25bp가 마지막인지 시작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미 노동통계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