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교육계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50분께 유웨이어플라이 접수 시스템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에 따라 원서접수 마감 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로 1시간 연장했습니다. 연장 대상에는 서버가 정상 작동한 진학어플라이도 함께 포함됐습니다. 한 업체의 장애가 전국 수험생의 마감 시각을 바꿔 놓은 셈입니다.
문제는 경고가 이미 있었다는 점입니다. 마감 하루 전인 10일 자정 무렵에도 유웨이어플라이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고, 대교협 측이 업체에 관련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버 오류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상황에서 마감 당일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업체의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각 대학이 직접 원서를 받던 방식은 1997년 민간업체들이 원서접수 시장에 뛰어들면서 외주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업계에서는 2009년부터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두 곳 중심의 운영이 고착됐다고 분석합니다. 대교협은 2013년 자체 원서접수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입찰을 추진했지만,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무산됐습니다. 개편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구조는 30년 가까이 유지됐습니다.
현재 원서접수는 민간업체 2곳이 각 대학과 개별적으로 계약해 대행하는 방식입니다. 소수 업체가 시장을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유웨이어플라이와 계약한 4년제 대학은 102곳, 진학어플라이와 계약한 대학은 96곳, 두 업체와 중복 계약한 대학은 8곳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행사와 개별 대학 간의 계약 관계이다 보니 저희가 관리를 하거나 업무를 위임하는 관리·감독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대입 원서접수를 사실상 외주화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입니다.
과점 구조의 문제는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5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두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조사 결과 두 업체는 10년 넘게 원서접수 대행 계약을 따내거나 유지하기 위해 100억 원에 가까운 물품을 대학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위는 이들이 시스템의 보안성·안정성·장애처리 능력 같은 서비스 품질로 경쟁하지 않고 후원금·물품 제공으로 경쟁하는 관행을 정상적인 행태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서접수 시스템은 대학과 대행사 간 계약으로 이뤄지다 보니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같다"며 전산 오류 원인과 장애 대응을 전반적으로 살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교육부가 민간업체를 조사할 법적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중대한 점을 고려해 모든 조치를 동원해 조사를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는 원서접수 시스템을 교육부나 대교협 등 공적 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최 장관은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과거에도 이를 시도한 적이 있다"며 다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대입 업무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최종 책임까지 민간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위탁업체 선정·운영 기준과 관리·감독 권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접수를 마치지 못한 수험생에게는 구제 절차가 마련됩니다. 이기정 대교협 회장은 "정상적으로 원서 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수험생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확인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대학과 협의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구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확인 가능한 자료'입니다. 접수가 중단된 시각의 화면, 결제 내역, 오류 메시지 등 당시 상황을 남긴 기록이 판단 근거가 됩니다. 절차와 문의 방법은 지원한 대학의 입학처와 대교협 공지를 통해 안내됩니다. 오후 5시 50분에 멈춰 있던 화면은, 지금 남아 있는 기록으로만 증명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