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가 명동 빌딩을 사들이는 이유 지난 2월, 다이소는 서울 강남의 중소형 오피스 한 채를 3,55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연면적 6,638평, 평당 5,350만 원이었습니다. 당시 강남업무지구에서 평당 5,000만 원을 넘긴 두 번째 거래였습니다. 그리고 7개월 뒤, 이번에는 명동 빌딩 계약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26년 9월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신한은행과 '신한익스페이스'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을 치르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한익스페이스는 서울 명동 상권 중심부에 있는 오피스입니다. 상반기 강남 오피스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 대형 거래입니다. 케이스퀘어 강남2와 신한익스페이스를 합치면 다이소가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4,800억 원에 육박합니다.
다이소의 첫 대형 거래는 올해 2월이었습니다.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케이스퀘어 강남2를 3,55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참고로 올해 상반기 강남업무지구 최고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입한 스케일타워로, 평당 약 5,400만 원대였습니다. 다이소의 매입 단가는 여기에 근접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명동 거래는 투자 반경이 강남업무지구에서 서울중심업무지구, 즉 명동·을지로 일대 도심으로 넓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연속 매입이 가능한 배경은 실적입니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 5,363억 원으로, 전년 3조 9,689억 원보다 14.3%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3,711억 원에서 4,424억 원으로 19.2%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9.4%에서 9.8%로 개선됐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은 8,987억 원입니다.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뜻합니다. 이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787억 원입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매출이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물가 상황에서 균일가 정책이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왜 새 빌딩이 아니라 기존 빌딩일까요. IB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영향으로 건축비가 오르고 있어 신규 오피스의 가격이 기존 오피스보다 비싸질 것"이라며 "기존 오피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대 시장도 받쳐주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0.61% 올라 18분기 연속 상승했습니다. 전국 지수는 0.42% 상승했습니다.
다만 다이소의 매입을 매각 차익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이소는 오피스의 유휴 공간을 매장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시설 투자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실제 케이스퀘어 강남2에는 올리브영이 임차해 있습니다. 신한익스페이스는 명동 상권 중심부에 위치해 관광객과 내국인 유동인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됩니다. 부동산은 업황이 급격히 나빠질 때 매각하거나 담보로 넣어 즉시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편 시각도 있습니다. 상장사는 유휴 자산을 매각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비상장사인 다이소가 영업과 무관한 자산을 늘리는 데 대해서는, 그 자금을 사업 확장이나 기업가치 제고에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거래 자체에 대한 확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다이소와 신한은행 관계자는 "거래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이소의 이번 두 건은 아직 완결된 거래가 아닙니다. 명동 건은 계약 체결 단계이고, 잔금 자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전해진 상태입니다. 회사 측 확인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확인된 사실은 하나입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이 평당 5,350만 원짜리 강남 오피스를 현금성 여력으로 사들였고, 같은 방식으로 명동까지 갔다는 것입니다. 2월의 그 3,550억 원이 어떤 성격의 지출이었는지는, 그 건물에 다이소 매장이 들어서는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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