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보경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의 진단은 짧았습니다. "한국은 들어오는 AI 인재보다 빠져나가는 인재가 더 많은 인재 유출국에 속한다." 그는 이것을 "AI 강국 도약을 가로막는 심각한 걸림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수치로 보면 링크드인 회원 1만 명당 -0.35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1위입니다. 특정 연도의 일시적 결과가 아니라,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 AI 인재가 14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흐름의 끝점입니다.
2026년 9월 16일 포스코경영연구원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한국의 AI 인재 순유입 지표는 링크드인 회원 1만 명당 -0.35명입니다. OECD 36개국 중 31위였습니다. 집계에서 일본과 콜롬비아는 제외됐습니다. 이 지표는 한 나라로 들어온 AI 인재 수에서 빠져나간 수를 뺀 뒤, 링크드인 회원 1만 명당으로 환산한 값입니다. 값이 음수라면 유출이 유입보다 많다는 뜻입니다. 한국은 음수였습니다.
한국은행이 링크드인 기반 온라인 프로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 AI 인재는 2010년 약 2,000명에서 2024년 6,300명으로 늘었습니다. 14년 사이 3배를 넘긴 규모입니다. 2025년의 -0.35명은 어느 해에 갑자기 나타난 숫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이전 십수 년간 미국행이 꾸준히 두꺼워진 결과가 순위표에 그대로 찍힌 셈입니다.
한은 분석에서 2024년 기준 한국 AI 인력 중 해외에서 근무하는 비중은 약 16%였습니다. 같은 시점 다른 직군 근로자는 10%였습니다. 6%포인트 차이입니다. 국경을 넘는 이동이 전 직군에서 고르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AI 분야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격차가 왜 벌어졌는지 원문은 개별 원인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은이 내놓은 처방은 보상 체계와 연구 환경을 향해 있습니다.
같은 2025년 기준 집계에서 호주는 1.77명, 독일은 1.09명, 미국은 0.92명이었습니다. 세 나라 모두 값이 양수, 즉 유출보다 유입이 많았습니다. AI 패권을 둘러싼 국가별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면에서 어떤 나라는 인재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31위가 유독 눈에 걸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은은 "AI 인재 양성을 위한 경력 개발 경로 구축과 함께 국제적인 수준에 부합하는 보상 체계와 연구 환경을 조성해 우수 인력이 국내에 지속적으로 유입·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권보경 수석연구원은 유출 자체를 "심각한 걸림돌"로 규정했습니다. 두 진단은 층위가 다릅니다. 하나는 현상의 무게를, 다른 하나는 남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짚습니다.
이 수치를 읽을 때 기준을 함께 봐야 합니다. 순유입 지표는 링크드인 회원 프로필을 기반으로 1만 명당으로 환산한 값이어서, 절대 인원 규모가 아니라 회원 수 대비 비율입니다. 순위 역시 일본·콜롬비아가 빠진 36개국 기준입니다. 원자료는 포스코경영연구원과 스탠퍼드대 HAI 보고서, 그리고 한국은행 분석입니다. 숫자를 인용할 일이 있다면 어느 기관의 어느 연도 집계인지 함께 밝히는 편이 안전합니다. 리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0.35명은 한 해의 성적표가 아니라, 2010년 2,000명이 2024년 6,300명이 되는 동안 쌓인 결과였습니다.



